이랜드 구조조정 '백기사'는 신영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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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7-08-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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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들어간 이랜드그룹 백기사로 신영자산운용이 나섰다. 이랜드그룹 출자사 지분을 신영자산운용이 사들여 2대주주로 올라섰다. 신영자산운영은 증권가에서 가치투자 명가로 불려왔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이랜드그룹 지배회사인 이랜드월드와 자회사인 리드는 이달 8일 신영자산운용을 상대로 유통업체 세이브존I&C 주식 12.29%(504만2155주)를 1주에 4545원씩 총 229억원에 장외매도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세이브존I&C는 지분 매도일인 8일을 빼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4만주 미만으로 거래됐었다. 최근 주가가 5000원 이상이지만 장내에서 500만주가 넘는 지분을 제값에 팔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자산운용은 1대주주인 세이브존(52.8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됐다. 기존 2대주주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9.89%)은 3위로 밀려났다. 세이브존 오너는 용석봉 회장(38.73%)이다.

세이브존I&C는 이랜드그룹 입장에서 알짜 자산이었다. 해마다 수백억원을 벌어 꾸준히 배당했다. 2016년까지 3년치 실적을 보면 연평균 영업이익이 360억원을 넘었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 아래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알짜 자산을 잃게 돼 아쉽지만 한 푼이라도 더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초에도 이랜드그룹은 패션브랜드인 티니위니와 유통브랜드 모던하우스를 매각했다. 매각가는 각각 8000억원, 7000억원이었다.

그래도 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여전히 낮다. 대표회사인 이랜드월드를 보면 6월 말 기준 유동비율이 70%를 밑돌았다. 잇단 자산 매각을 반영해도 120% 안팎에 그친다. 이에 비해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200% 이상이다.

이랜드그룹은 켄싱턴제주호텔과 평창켄싱턴플로라호텔, 포천베어스타운도 매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먼 거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유휴부동산이나 보유지분처럼 현금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시장성이 있는 알짜 자산을 팔 수밖에 없다"며 "급한 불을 끄더라도 다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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