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제 치하 독립운동, 1970년대 반독재투쟁 등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일제 치하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박정희 독재정부에 항거하다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 42주기 추도식'에 추모사를 보냈다.
앞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2개월간 뜨거운 감자였던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앞서 이날 오전 빗속에서도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하는 등 연일 역사 바로잡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이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에 나선 것은 현 정부가 촛불 혁명의 염원을 담아 출범한 만큼, 보수정권 동안 비정상화로 전락한 근현대사의 적폐 문제를 ‘시민의 눈’으로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관련 기사 6면>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파주시 장준하공원에서 열린 ‘장준하 선생 42주기 추도식’에 추모사를 보냈다. 현직 대통령이 장준하 선생 추도식에 추모사를 보낸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문 대통령은 “2015년 서거 40주기를 맞아 장준하특별법 제정을 추진했다”며 “(의문사) 진상을 규명하지 않고서는 선생이 꿈꿨던 진정한 국민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평안북도 의주 출생인 장준하 선생은 1945년 광복군 활동을 했고, 박정희 군부 독재에 맞서 줄기차게 저항하던 중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문 대통령이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여당이 발의한 ‘장준하 사건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청산 특별법’(장준하특별법) 추진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역사 바로잡기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이명박(MB)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뉴라이트 지식인들이 추진했던 ‘건국 60주년 기념사업’ 정지작업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가 이상룡의 생가인 ‘임청각’(보물 제182호)을 언급하며 “반쪽 난 임청각은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틀 만인 지난 5월 12일 업무지시 2호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함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 6일 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시민들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문재인식 역사 바로 세우기’는 광주에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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