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스페인 관광도시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차량 돌진 테러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18일 새벽에는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 캄브릴스에서도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BBC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엘파이스 등 스페인 현지 언론을 인용하여 18일 새벽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120km 가량 떨어진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 용의자들이 밴을 이용한 차량돌진 공격을 시도하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로 인해 민간인 6명과 경찰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스페인 경찰은 진압 작전을 펼쳐 테러 용의자 4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했다.
또한 스페인 매체들은 캄브릴스 용의자들이 자폭 벨트를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폭탄 해체 전문가들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난 6월 런던 브릿지 테러에서도 용의자들이 자폭 벨트를 찼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경찰은 캄브릴스 테러가 하루 전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벌어진 차량돌진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테러 간 연관성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17일에는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람블라스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을 잇는 지점에서 흰색 밴 차량이 보도에 있던 군중을 향해 돌진해 13명이 사망했고 100여 명이 다쳤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테러가 발생한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는 구시가지의 상점들이 모인 유명 관광지로 평소에도 시민과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은 현재까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목격자들은 흰색 밴이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받았고 사람들이 치여 공중에 떠다녔다면서 테러 당시 참혹한 현장의 모습을 설명했다.
테러 네 시간 만에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IS는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수 년 동안 차량 돌진 테러가 수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7월에는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에서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6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 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올해 3월에는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차량 돌진과 흉기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
◆ 로우테크 소프트타깃 특징 고대로
이번 바르셀로나 테러는 최근 발생했던 런던 브릿지, 독일 크리스마스 시장, 니스 해변 등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벌였던 로우테크(low-tech)·소프트타깃(soft target) 테러의 특징을 고대로 가지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보통의 자동차를 테러 무기로 삼았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차량 돌진 테러는 이제 일반적인 양상으로 자리 잡은 듯 보인다.
차량 돌진 테러는 특별한 테러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로우테크' 테러로 불린다. 테러 훈련을 받지 않은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테러를 벌일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지난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도 신나치 신봉자가 차량돌진을 일으켜 여성 한 명이 숨진 바 있다.
두 번째 특징은 테러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 테러는 상징성이나 목적이 있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어떤 방식으로건 테러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이 같은 공격이 이슬람에 대한 대중에 반감을 조장한다는 면에서 효과적이지 않은 테러로 간주했다면 최근 테러의 목적은 공포심의 극대화다. 이 같은 이유로 관광객들은 가장 효과적인 테러 대상으로 전락했다. 특정한 지점에 몰려있고 국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번의 테러로 큰 선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테러 차단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로테크 소프트테러는 IS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이 IS의 사상에 경도된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해 자행될 가능성이 높아 예측이나 예방이 어렵다. 각국 대테러 당국에 당면한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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