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영은행들 악성부채 증가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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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08-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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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 줄면서 고속 경제성장 막는 '장애물' 부상

  • 크레딧스위스 "부실채권 비중 실제 20% 달해"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인도 은행들의 부채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우르지트 파텔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부실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영은행에 대한 대규모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20여개에 달하는 국영은행들은 인도 금융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도 전체 은행자산의 70%를 국영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국영은행들의 부실채권 증가는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모든 인도은행들의 보유 채권 중 9% 이상이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미국은 물론 브라질, 중국 등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크레딧스위스는 국영은행의 부실채권이 당국에 통보된 것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추산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것으로 경고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했다. 

무려 1500억 달러에 달하는 악성 부채는 아시아 3위의 경제국인 인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국영은행들의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파텔 총재는 "정부와 중앙은행은 은행들의 자금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국영은행 지분 매각, 추가 정부 지원, 비핵심 자산 매각, 은행들 간의 합병 등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뭄바이의 회의에서 밝혔다.

총재는 또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완전히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장기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규모 부실채권 양상의 원인이 된 부실한 여신 규율도 수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미 쌓인 부채 문제는 만만치 않다. 크레딧스위스는 인도 주요 30개 은행 가운데 단 한 곳만 자체 자본으로 부실채권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WSJ은 전했다.

무디스 투자 서비스는 지난 6월에 11개 인도 국영은행들은 2019년 3월까지 9500억루피(148억달러)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필요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이때까지 은행들에 투입하기로 한 2000억루피보다 훨씬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한 셈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WSJ은 "부실채권에 짓눌린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으며, 투자는 최근 13년 사이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성장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5년 사이 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1%로 지난해에 비해 1%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으며, 지난 1분기에는 6.1%까지 떨어졌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여신 확대를 위해 2015년 초 이후 기본 금리를 2%포인트 인하했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0.65% 포인트만 떨어지면서 제대로 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 의회는 지난주 부실 대기업 파산에 대한 중앙은행 감독 강화 입법을 승인했고, 또 지난해에는 파산법이 획기적으로 손질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실채권 위기와 투자 감소에 따른 성장둔화라는 악순환 고리는 끊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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