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손해율 120% 돌파' 실손보험 왜 포기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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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7-08-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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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은 평균 손해율이 120%를 훌쩍 넘어섰고, 정부의 건강보험 급여항목 확대 정책으로 보험료 인하 압박까지 받고 있다. 사실상 보험업계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일각에서는 상품의 존립 이유가 사라져 폐지될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관련 상품 판매를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3500만 국민이 가입한 만큼 사실상 '국민보험'이 됐고, 동시에 강력한 '미끼상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이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끝까지 고수하는 이유와 같다.

보험사 관계자는 21일 "어차피 들어야하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을 판매, 갱신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해보험, 암보험 등의 판매가 이뤄진다"며 "3500만명이 가입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품 중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을 통해 손해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실손 단독 상품을 비롯해 실손을 포함한 종합형 상품 등 실손 관련 상품 시장은 4~5조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 4% 가량의 운용자산이익률을 내는 보험업계로서는 손해율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최근 몇 년동안 실손 보험료가 인상된 것처럼 보험료 인상으로 손해율까지 계속 낮추면 보험사로서는 오히려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게 된다.

보험사들이 실손을 포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익을 중시하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현재 실손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덩치 싸움'을 펼치고 있는 국내 대형기업들로서는 실손 시장에서 점유율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순익 위주로 가면 실손보험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지만 시장에서의 기업 규모가 곧 영업 결과와 연결되는 대형 기업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덩치를 키워야 브랜드 파워가 생기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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