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지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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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7-08-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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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기에 대한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대위 5개 산별연맹 위원장들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금융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폐지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아직 폐지하지 않은 기관들의 경우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협의를 준비 중이거나 이사회 개최 날짜를 조율 중이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IBK기업은행 등은 성과연봉제를 폐지했다. 예금보험공사와 주택금융공사,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현재 협의 중이다. 

예보와 주금공은 현재 노사 공동TF를 구성해 보수체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급여제도 개선을 위해서 노사 공동TF를 구성하기로 한 상태"라며 "TF에서 연말까지 지금보다 좀 더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중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유일하게 성과연봉제를 폐지했다. 법원 판결에 따른 결정이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0월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낸 성과연봉제 무효 소송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노조에 불리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업은행과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했던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성과연봉제 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노사와 함께 성과연봉제 폐지 여부를 검토 및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수은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날짜는 미정인 상태"라며 "폐지를 위한 검토에 진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가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강력 추진했다.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을 잡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개인의 성과를 평가해 연봉에 차등을 둔다. 연차와 비례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의 폐단을 막기 위한 제도다. 

문제는 도입 방식이다. 노사 합의가 아닌 이사회 의결이라는 변칙적인 방식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허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선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눈치보기식 도입이 줄을 이었다. 이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해 이 같은 논란은 끝이 났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성과연봉제 관련 항목을 삭제하는 등 성과연봉제 폐기 방안을 의결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의 보수체계 개편은 노사 간 자율 합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다. 일각에서는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도입할 때는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던 금융위가 폐지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직접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려주지 않으면 금융기관으로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기관들이 이미 성과연봉제를 폐지한 데다 금융위가 기관 자율로 알아서 하라고 한 것은 별다른 의미 없는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며 "향후 임금 체계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여부가 관건이지 대부분 성과연봉제 폐지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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