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음압격리실과 1인 격리실도 새롭게 설치했다. 병상 수도 215개에서 연내 4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전욱 한강성심병원장(화상외과)을 만나 달라진 병원 시설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최근 실시한 대규모 리모델링 목적은 무엇인가.
"한강성심병원은 지난 4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화상전문병원에서 25개 진료과를 갖춘 종합병원으로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번 확장 개원은 병원이 위치한 서울 영등포 지역주민의 건강을 다시 지키려는 의지를 구체화·현실화한 것이다. 2012년 한강성심병원은 화상 분야 위주로 특성화해 병원을 축소 운영했다.
이번에 25개 진료과를 부활시킨 이유는 지역주민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리모델링 계획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때 어떻게 병원을 꾸며나갈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 연령층과 유병률,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심·뇌혈관 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심·뇌혈관 질환은 '골든타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 10분 사이에도 후유증 정도가 달라지는 만큼 지역중점병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이 질환을 특성화하기로 결정했다."
- 리모델링 후 달라진 점을 소개해 달라.
"뇌혈관조영술(뇌혈관에 조영제를 넣어 부풀거나 막힌 혈관 부분을 찾는 검사법)과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료진 2명을 비롯해 신경과·순환기내과 전문의를 대거 영입했다. 심장혈관과 흉부외과 교수도 동시에 영입해 심장수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최신 기종 혈관조영기와 더불어 심·뇌혈관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최첨단 3.0T(테슬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256채널 컴퓨터단층촬영(CT) 의료기기를 추가로 구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심혈관조영실에서 시작한 조영술의 경우 지난달 누적 시술건수가 700건을 넘어섰다."
- 지역주민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한강성심병원은 지역사회 주민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심·뇌혈관 질환은 증상 발현부터 시술을 통한 혈관재관류(혈전으로 막힌 심장으로 통하는 동맥의 재개통)까지의 시간을 줄여야만 생존율이 올라가고 합병증이 최소화된다. 중증심장·뇌혈관과 화상 환자의 전문 처치를 위해 지역응급센터와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를 동시에 365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지역 119 안전신고센터와 협력시스템도 구축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브레인 세이버(Brain saver)'와 '하트 세이버(Heart saver)'를 통해서다. 119 구급대가 심·뇌혈관 환자를 이송하는 중에 앱을 통해 우리 병원에 환자 병명과 증상, 의료정보, 병원 도착 예상시간 등을 알려주면 필요한 치료를 준비해 둔다. 그러면 환자 도착과 동시에 처치를 시작할 수 있다."
- 심·뇌혈관 외에 다른 진료 과목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정형외과·신장내과·내분비내과·호흡기내과·안과·비뇨기과·이비인후과·피부과 등의 전문진료도 시행하고 있다. 전문진료 강화와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뿐 아니라 방문 환자 유형에 따라 병원 모습을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재 화상외과를 비롯해 성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신경과 등에서 진료와 수술을 할 수 있는 49명의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다.
심장·뇌혈관 특성화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지역 의료 수요와 주민들의 주요 질환을 살펴보면서 추후 채용할 전문의 과목을 선정할 방침이다. 당장 내년 초까지 의료진 6명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처럼 병원 모습이 지역사회 요구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한강성심병원은 '화상' 특화병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는 1980대에 세워졌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때 분신을 시도한 학생과 노동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에 후송됐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화상 환자를 완벽하게 돌볼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았다. 한강성심병원도 당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은 3명뿐이었다. 그런데도 우리 병원을 찾는 화상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화상을 치료할 전문적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느낀 병원은 1986년에 화상센터를 설립했다. 1994년 서울 아현동에서 일어난 가스폭발 사고, 1997년 괌 여객기 추락사고, 1999년 인천 씨랜드 화재 사건,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2013년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 사건, 2015년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피해자까지 치료하면서 화상전문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화상외과와 성형외과에 화상전문 수술의 11명, 화상재활 전문의 2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화상센터에서 활동 중이다. 화상 환자를 전담하는 '통합적 화상관리(Total Burn Care)'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화상 환자 전용 중환자실과 치료실, 수술실, 피부재생치료실, 레이저실, 물리치료실, 작업치료실, 심리치료실도 갖췄다. 이와 함께 영양지원팀과 사회사업팀, 어린이병원학교, 화상연구소를 마련했다. 2006년에는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 화상전문병원으로서의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
"앞으로의 목표는 세계적으로 화상 치료를 선도하는 의료기관과 연구소가 되는 것이다. 이미 화상 치료의 임상(환자 치료)적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병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병세가 빠르게 악화되는 급성기(急性期) 화상 관련 수술건수만 7만건이 넘다. 이런 치료 노하우는 아무나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급성기 화상 수술만 잘하는 게 아니라 흉터 성형도 잘해서 해외에서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임상 치료와 더불어 중개연구(기초연구 성과를 환자 치료에 적용할 수 있게 돕는 연구)도 매우 중요하다. 부속 화상연구소에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공피부와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다. 현재 환자 자신의 피부 없이 피부 결손 부위를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더 노력하겠다."
◆전욱 한강성심병원장은 누구
전욱 한강성심병원장은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외과 전문의로 중증화상과 광범위화상, 배양피부이식, 당뇨병성 궤양을 주로 진료한다. 3차원(3D) 세포 프린터 기술로 손상된 간기능을 회복시키는 '간블록(Hepatic Block Scaffolds)'과 진피·표피를 인공으로 구현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바이오 인공피부를 개발했다.
한림대 의대 화상외과 교수,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장을 거쳐 2012년 원장에 선임됐다. 대한화상학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조직은행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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