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양국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양국이 중대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북핵 문제로 시작된 사드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라는 글로벌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아주차이나는 중국 내 손꼽히는 한국 인문교류 전문가인 뉴린제(牛林杰) 산둥(山東)대 한국학원 원장과 싱리쥐(邢麗菊) 푸단(复旦)대 국제문제연구원 한국연구소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국 관계에 대한 문제점의 본질을 짚어봤다.
성균중국연구소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성균관대에서 공동 개최한 수교 25주년 기념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두 학자는 한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사정에 밝고, 양국의 입장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 원장은 산둥성 최초의 한국어 교사, 싱 교수는 한국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인(한족) 학자 1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한·중 관계의 심각성에 공감대를 나타내면서도 뉴 원장은 자체적인 반성과 이를 통한 인문교류의 패러다임, 싱 교수는 한국 정부의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편집자주>
“그동안 한·중 관계는 형식적인 교류와 양적인 교류에 머물러 왔습니다. 한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양국 모두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인문교류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제도적 설계가 필요한 때입니다.”
뉴린제 산둥대 한국학원 원장(52·사진)은 “사드 이전과 이후에 인문교류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 원장은 “작년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어과 지원학생이 20~30%가량 줄었다”면서 “전체적인 학생 충원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체 지원자의 80%를 차지했던 한국어과 1지망생들의 비율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웨이하이(威海)시에 위치한 한국학원은 500여명 규모로 중국 내 한국어과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산둥대는 2003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이 곳에 한국어 단과대학을 설립했다.
인문교류의 최일선에 있는 그는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일련의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뉴 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1983년 고등학교 졸업 후, 북한과의 교류학생으로 김형직사범대에서 6년 동안 교육학을 공부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과 30여년 넘게 인연을 맺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한·중 관계 25년의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북한에서 학부만 졸업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1994년 한국행을 결심했다”면서 “88서울올림픽과 1992년 수교를 기점으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둥성에서부터 중·한 간 민간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 원장은 “한·중 수교 이후 많은 교류와 경제협력이 있었고 마늘사태, 동북공정, 탈북자 문제, 연평도·천안함 사태 등 위기도 많았으나 한·중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는 아니였다”면서 “사드 문제로 모든 양국 관계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사드 문제는 다른 문제와 성격이 좀 다른 것 같다”면서 “작년 초에 한국에 와서 사드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양국 간 인식차가 너무 커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 원장은 정작 현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중국 젊은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자라서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면서 “반한(反韓)감정보다는 오히려 반중(反中)정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류에 대해서는 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 원장은 “사실 한류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었다고 본다”면서 “일시적인 트렌드가 생각보다 길게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한중류’, ‘아시아류’라는 개념으로 좀 더 시각을 넓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를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 원장은 “한류에만 의존하지 말고 중국, 동아시아와 협력해 제3국에 진출하면 된다”면서 “이런 양국 관계를 초월하는 시각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얘기하는 운명공동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좋을 때는 굳이 따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좋지 않을 때 양국 관계의 버팀목이 되는 것이 바로 인문교류”라면서 “단순히 언어 교육에 국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역사, 사회, 문화적인 기초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차이나는 중국 내 손꼽히는 한국 인문교류 전문가인 뉴린제(牛林杰) 산둥(山東)대 한국학원 원장과 싱리쥐(邢麗菊) 푸단(复旦)대 국제문제연구원 한국연구소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국 관계에 대한 문제점의 본질을 짚어봤다.
성균중국연구소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성균관대에서 공동 개최한 수교 25주년 기념세미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두 학자는 한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의 사정에 밝고, 양국의 입장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 원장은 산둥성 최초의 한국어 교사, 싱 교수는 한국에서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인(한족) 학자 1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동안 한·중 관계는 형식적인 교류와 양적인 교류에 머물러 왔습니다. 한류도 마찬가지입니다. 양국 모두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인문교류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제도적 설계가 필요한 때입니다.”
뉴린제 산둥대 한국학원 원장(52·사진)은 “사드 이전과 이후에 인문교류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 원장은 “작년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어과 지원학생이 20~30%가량 줄었다”면서 “전체적인 학생 충원에는 문제가 없지만, 전체 지원자의 80%를 차지했던 한국어과 1지망생들의 비율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웨이하이(威海)시에 위치한 한국학원은 500여명 규모로 중국 내 한국어과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산둥대는 2003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이 곳에 한국어 단과대학을 설립했다.
인문교류의 최일선에 있는 그는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일련의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뉴 원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시작되던 1983년 고등학교 졸업 후, 북한과의 교류학생으로 김형직사범대에서 6년 동안 교육학을 공부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과 30여년 넘게 인연을 맺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한·중 관계 25년의 산증인인 셈이다.
그는 “북한에서 학부만 졸업하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1994년 한국행을 결심했다”면서 “88서울올림픽과 1992년 수교를 기점으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둥성에서부터 중·한 간 민간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 원장은 “한·중 수교 이후 많은 교류와 경제협력이 있었고 마늘사태, 동북공정, 탈북자 문제, 연평도·천안함 사태 등 위기도 많았으나 한·중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는 아니였다”면서 “사드 문제로 모든 양국 관계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사드 문제는 다른 문제와 성격이 좀 다른 것 같다”면서 “작년 초에 한국에 와서 사드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양국 간 인식차가 너무 커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 원장은 정작 현지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중국 젊은 세대들은 어려서부터 한류의 영향을 받고 자라서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면서 “반한(反韓)감정보다는 오히려 반중(反中)정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류에 대해서는 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 원장은 “사실 한류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이 아니었다고 본다”면서 “일시적인 트렌드가 생각보다 길게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한중류’, ‘아시아류’라는 개념으로 좀 더 시각을 넓혀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동아시아 문화를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 원장은 “한류에만 의존하지 말고 중국, 동아시아와 협력해 제3국에 진출하면 된다”면서 “이런 양국 관계를 초월하는 시각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얘기하는 운명공동체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좋을 때는 굳이 따로 말할 필요도 없지만, 좋지 않을 때 양국 관계의 버팀목이 되는 것이 바로 인문교류”라면서 “단순히 언어 교육에 국한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역사, 사회, 문화적인 기초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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