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테러와 인명 피해로 유럽이 테러 트라우마에 빠진 가운데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는 테러 경보로 미국의 록밴드 공연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BBC와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3일 네덜란드 경찰은 스페인 경찰로부터 테러 위험을 제보 받은 뒤 로테르담에서 열려던 미국의 록밴드 '알라라스'의 콘서트를 취소했다. 로테르담 공연장 인근에서는 여러 개의 가스통을 실은 승합차가 발견됐다.
아흐메드 아부탈렙 로테르담 시장(市長)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군 폭발물 전문가가 현장에 투입됐으며 스페인 번호판을 단 이 차량의 운전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은 차량과 콘서트 테러 경보가 직접적으로 연관됐다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스페인 유로파프레스는 스페인 반테러 당국을 인용하여 로테르담에서 체포된 스페인 사람은 지하드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가정에서 이용하기 위해 가스통을 나르던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방송은 공연장 주변에서 무장 병력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알라-라스 멤버로 보이는 이들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흰 승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잇따른 테러로 인해 유럽 당국은 테러 위험에 한층 예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파리, 런던, 브뤼셀 외에도 테러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스페인과 핀란드에서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이 발생하면서 유럽 전체가 테러 공포증에 빠졌다.
지난 17일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에서 연쇄 차량돌진 테러로 14명이 사망한 가운데 테러범들이 안토니오 가우디의 대표적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같은 스페인 명소에 폭발물을 터뜨리는 대규모 테러를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또한 콘서트와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에서는 테러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클 수 있어 반테러 당국이 특히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콘서트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20대 22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6월에는 독일 최대 규모의 록 페스티벌 ‘록암링’이 테러 위협 속에서 일시 중단되고 전체 수색 뒤에 재개된 바 있다. 6월 이탈리아에서는 광장에 모여 축구를 보던 시민들이 폭죽 소리를 테러로 착각해 한꺼번에 대피하다가 천 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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