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23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의 매매대금 인하 요구를 수용할지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큰 이견은 없어 더블스타와 후속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경영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회사 정상화와 지역경제 발전, 종업원 고용안정 등을 위한 최선의 대안은 매각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더블스타와 매매대금 조정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더블스타는 지난 18일 산업은행에 금호타이어의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매각가격을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노사간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 요인도 사유로 포함됐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금호타이어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동시에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사실상 차단하는 등 신경전을 계속 벌여왔다. 지난 4월 만기가 도래한 금호타이어 채권과 관련해선 채권은행간 이견이 있었지만 끝내 연장을 결정했다. 또 최근까지 설전이 지속된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에도 금호산업의 요구가 많이 반영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려는 산업은행의 의지가 대단하다"며 "처음에는 강경하게 나갔지만, 결국 매각 성사를 위해 하나, 둘씩 양보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부활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과거의 악연이 회자되고 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풋백옵션을 조건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계약을 맺어 주요 계열사들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이다. 풋백옵션은 투자자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에 산업은행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을 보다 폭넓게 허용하되 풋백옵션 등의 세부 조건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 계열사 부실을 야기했던 방식의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선 "예정대로 이달 30일까지 금호산업과의 계약 체결을 기대한다"며 "금호산업이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매각 방해 행위로 간주해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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