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철부지' 명진스님? 영혼 있는 선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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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입력 2017-08-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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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명진 스님의 단식 7일 째가 되는 23일 시민사회단체 1인천 선언단은 조계종 총무원 앞 우정총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백기완 선생을 비롯해 최종진(민주노총), 정연순(민변), 박래군(인권), 용산 유가족(전재숙), 세월호 유가족(호성엄마), 조천준(전노련), 김영표(민주노련), 장남수(유가협), 조순덕(민가협), 김영호(전농), 김주업(공무원노조), 박석운(한국진보연대), 최진미(여성연대), 김득중(쌍용차지부) 등은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자승 원장이)적광 스님 폭력사태 진실규명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불교계 언론탄압 사과와 즉각 해종언론 조치 해제 △국정원 개입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퇴출사건 즉각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명진 스님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독재권력과 맞섰고,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등 고통받는 민중과 함께 했다”면서 “민중을 위해 활동한 스님에게 승적 박탈이라는 초유의 극단적 징계는 정말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생이 아프면 부처가 아프다는 것처럼 불교가 제대로 올바르게 깨끗하지 못하면 중생이 아프다. 그래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도정 스님은 “이런 자리가 마련돼 참담하고 부끄럽다. 불교 1700년 역사 속에 모든 시민단체가 합류하는 자리에 불교계를 대표하는 명진 스님이 ‘국민승려’로 우뚝선 것이다”며 “종단을 비판하는 승려에게 징계의 칼을 휘두른 것은 불교 역사에서 가장 큰 ‘갑질’”이라고 말했다.

선언단은 "명진 스님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이들과 유착했던 자승 원장에 의해 봉은사에서 쫓겨나야 했다"며 "이후에도 그는 거리에서 민중과 시민들의 속을 후련하게 하는 촌철살인의 '민주 대변인'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맞서 싸웠다. 촛불혁명으로 각계에서 적폐청산의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적폐의 주범인 자승 원장은 오히려 우리 시대의 양심 중 한 명을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사실상의 종교적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래 명진 스님은 뛰어난 선승이기는 하나 2001년 자승 스님과 명진 스님이 룸살롱에 함께 있었던 사실이 공개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누구에게나 철부지 시절 과거의 잘못은 있다. 비록 전과가 있었다고 해도 지금 참회하고 개행해서 대한불교조계종의 추락을 막기 위해 나선 명진스님은 영혼있는 '선지식'일 따름이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멋있어지는 영혼있는 스님의 그림자라도 ‘단식’으로 다치지 않기만을 부처님 전에 빈다.

다만, 여러명이 지난 22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아가 조현 한겨레 종교 전문기자(논설위원) 기사에 대해 항의한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야겠다. 논리적으로 조계종 관계자가 서울대로 찾아가 우희종 교수의 해임을 요구한 것과 다름이 없다. 언론인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며 기사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다양한 언론이 있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기에 민주사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항의는 또 하나의 언론탄압이 될 수 있어 아쉽다.

아무쪼록 명진스님의 단식으로 조계종이, 아니 불교가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맑고 밝아졌으면 좋겠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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