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규제를 담은 8·2대책 발표 후 3주가 지나면서 지역별 양상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집값 변동률이 답보상태에 놓인 가운데, 집값 상승 진앙지인 강남권 재건축이 2주 연속 하락폭을 줄이는 등 진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규제 정도가 약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집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주말을 맞아 오픈한 전국 10여개 신규단지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 20만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대부분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서 제외된 곳이고, 성남 등 일부 청약조정지역내 사업장은 1년6개월 뒤면 전매가 가능해 오랜만에 떴다방까지 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련기사 2면)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4주차(25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변동률로 일주일 전과 동일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강동구와 송파구 주도로 0.03% 떨어졌지만 하락폭은 2주 연속 줄었다. 서울 일반아파트는 0.05% 상승했고 △도봉(0.15%) △동대문(0.15%) △구로(0.13%) △성북(0.13%) △용산(0.13%) △성동(0.11%) △광진(0.10%) 순으로 매매가격이 올랐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빠진 수도권 신도시는 0.10%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0.0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거래는 별로 없지만 집주인들의 기대감으로 호가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막바지 휴가철과 9월 이사철을 앞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당분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분양시장은 모처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8·2대책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전국 10여곳의 모델하우스가 일제히 문을 열고 각각 1만~3만명 수준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특히 경기 성남시 구도심 최대 재건축 단지인 '산성역 포레스티아'의 모델하우스에는 오픈 첫날부터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8시 30분부터 대기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해 10시 개관 무렵에는 1000여명이 모델하우스 밖으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떴다방도 등장해 분양권 거래를 중개하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주말 사흘 동안 2만5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원주기업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모델하우스에도 주말 사흘 동안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지방으로 청약 규제가 없는 데다 계약금 9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융자 등의 조건을 내걸어 투자 수요자들도 관심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9월 중 청약제도가 개편되고, 11월엔 주택법시행령 개정 후 지방에서 전매제한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다음달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 물량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9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4만7629가구로 1년 전 1만8481가구에 비해 2.6배 가량으로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8·2대책 이후 20여일이 지나면서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차분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심 지역 및 관심 단지와 그렇지 않은 곳의 양극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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