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3성 경제 발전노선' 둘러싼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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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8-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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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 린이푸 교수 "경공업부터 육성해야"

  • 동북3성 저가 노동력 풍부해…경공업 인프라 확충해야

  • 다른 학자들 반박 "중공업 육성해도 모자랄판에, 경공업이 웬말?"

  • 장기 침체 동북3성 경제 활성화 두고 정부 고심

동북3성 경제성장률[자료=국가통계국]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중국 동북3성(省) 경제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를 놓고 중국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린(吉林)성, 랴오닝(遼寧)성, 헤이룽장(黑龍江)성으로 묶이는 동북3성은 신 중국 수립 이후 1990년대까지 중공업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뤘지만 2000년대 이후 산업 구조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침체에 빠졌다. 중국 정부에서  노후 중공업 기지를 재건하기 위해 각종 재정적 지원을 투입했지만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지린성(6.5%), 헤이룽장성(6.3%), 랴오닝성(2.1%)의 경제성장률은  중국 평균 경제성장률(6.9%)보다 낮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대표 경제석학이자 과거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9000자 분량의 '지린성 경제구조조정 업그레이드 연구 보고서'가 동북3성 경제발전노선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고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경제일간지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린 교수는 보고서에서 동북3성이 우선은 취약한 경공업부터 발전시킨 후 그 바탕 위에서 중공업의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의 지원으로 경공업 인프라를 갖추고 경공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린 교수는 평소 경제발전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

린 교수는 동북3성에만 인구 1억명이 포진해 있다며, 동북3성의 대량의 노동력이 농업이나 저생산성 서비스업에 종사하거나 외지로 유출되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공업 위주의 자본밀집형 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경공업 같은 노동집약형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심지어 장쑤, 저장성 등지의 1인당 소득수준은 지린성의 최고 4배에 달한다며 해당지역의 경공업을 동북3성으로 이전해 와야한다고 주장했다. 

린 교수의 연구보고서 발표 이후 다른 경제전문가들의 반박은 이어졌다. 동북3성의 주력산업인 중공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를판에 굳이 경쟁력 없는 경공업 발전에 매달릴 필요가 있는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쑨젠보(孫建波) 은하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북3성은 취약한 경공업을 버리고 주력산업인 중공업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쑨 애널리스트는 "동북3성은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지역"이라며 "한 국가의 지역간에는 분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3성이 경쟁력 우위에 있는 것은 중공업"이라며 "경공업은 장쑤, 저장성 지역에서 이미 발달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북3성에서 경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보조금에 연명할 수 밖에 없다며 그럼 다른 경쟁력있는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톈궈창(田國强) 상하이재경대 경제학원 원장도 "경공업은 기본적으로 경쟁성이 강한 업종으로,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허윈(張河雲) 인민대 지역도시경제연구소 교수도 "저부가가치, 노동밀집형의 높은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공업 발전이 지린성 경제구조 고도화에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며 "지린성을 비롯한 동북3성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핵심은 기술인력의 대량 유출을 막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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