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노다지' 잡은 신탁사들 실적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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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7-08-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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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자산신탁 상반기 매출 997억…전년비 70% ↑

  • 한국토지신탁도 같은 기간 42.1% 매출 증가 기록

토지신탁사들이 도시정비사업(재개발, 재건축)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재건축 추진단지 전경. [사진=아주경제DB]


국내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경영실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그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5억원과 비교해 42.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14억원에서 833억원으로 62.1%나 뛰었다. 한국자산신탁 또한 1년 새 매출이 588억원에서 997억원으로 70%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399억원에서 778억원으로 95% 급증했다.

신탁업계 선두주자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적용된 개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덕분이다. 토지신탁사들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단독 시행자를 맡으면서 회사 실적이 크게 늘었고 과거 어려움을 겪던 많은 정비사업장 또한 활로가 열렸다.

실제 작년 법 개정 후 신탁사들은 여의도를 비롯해 강남4구 노른자위 사업장까지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한국자산신탁)를 비롯해 △수정아파트(한국자산신탁) △공작아파트(KB신탁) △대교아파트(KB신탁)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추진 중이다.

아울러 △동작구 흑석11구역(한국토지신탁) △서초구 신반포2차 △신반포4차 △방배7구역 △용산구 한성아파트(코리아신탁) △강동구 삼익그린맨션2차(한국자산신탁) 등도 신탁 방식 재건축으로 전환하거나 추진되고 있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장점은 통상의 정비사업조합과 설립추진위원회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사업비를 저금리로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합운영의 투명성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실제 최근 가락시영아파트 조합장이 재건축 과정에서 업체들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아 1심에 이어 최근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는 등 그간 정비사업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은 속도가 관건인데 조합장 비리 등 불투명한 운영으로 사업 차질을 겪었다"며 "이런 갈등을 해소하려는 재건축 아파트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신탁사와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신탁방식 재건축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부활이 예고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신탁업계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리면서 내년부터는 사업의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을 무한정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탁회사들이 공공임대주택과 도시재생사업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신규 수주물량의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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