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세훈 녹취론' 공개…"어떤 사람이 도움될지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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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08-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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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임 4년여 동안 국민을 상대로 정치 공작을 벌인 정황 증거가 담긴 녹취록이 29일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 환송심 선고로 하루 앞둔 이날 이 같은 자료 일부를 배포했다. 2009년 5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원 전 원장의 발언인데, 원 전 원장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발언도 있지만, 민주당이 별도로 입수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도 다수 포함됐다. 

적폐청산위원인 진선미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원 전 원장이 왜곡된 인식을 갖고서 얼마나 국론분열을 획책했는지 알 수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권유지 목적으로 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엔 원 전 원장이 선거 개입과 4대강 홍보, 인터넷 심리전 강화 등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왜곡된 국가관으로 대국민 여론전을 편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인터넷 자체가 종북좌파 세력들이 다 잡았다. 전 직원이 인터넷 자체를 청소한다는 자세로 종북좌파 세력을 끌어내야 한다"며 "(언론이) 잘못할 때마다 쥐어 패는 게 정보기관"이라고 말했다.

2011년 1월엔 "'세종시가 블랙홀이 돼 다른 지역들은 다 나빠진다'는 식의 말을 만드는 사람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쓸데없이 말하는 놈은 한 대씩 먹여버려라. 끌려다니지 말고 확실하게 해라"라고 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한 4대강 사업의 대국민 여론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원 전 원장은 "'보 지킴이'라고 해서 국가정책에 협조하는 세력을 키워나가자"며 "지원해주면 문제가 생기니 간접적으로 지역단체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각 대학에 우리 조직도 만들고 있는데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라"고 했다.

국내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6월 "내년 지방선거가 11개월 남았는데 어떤 사람이 도움이 되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를 앞둔 2011년에는 "우리 원에서 재작년부터 여러가지로 복지 포퓰리즘을 경고했는데 절정에 달하는 것 같다"며 "이것도 전 직원이 같이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 6월 회의에선 "직장교육, 예비군 교육 등에서 쓸 자료를 필히 잘 만들어 국정원 이름으로는 못할 테니까 외부 기관의 이름으로 학교나 군에 배포해서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2010년 7월에는 북의 위협을 막기 위해 돈을 좀 주고 하면 우리는 점점 더 북에 예속된다는 걸 국민에게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초·중·고생부터 교육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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