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in] 이중 언어 정책과 보통화 보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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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7-08-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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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정현 마카오통신원]

마카오=오정현 통신원

제19회 양안 4개 지역 청소년 보통화 낭송대회가 홍콩에서 열렸다. 마카오 청년연합회(澳門青年聯合會), 상하이시귀국화교연합회(上海市歸國華僑聯合會), 대만사랑과평화기금회(台灣愛與和平基金會), 홍콩걸스카웃총연합회(香港女童軍總會聯合)가 매년 주최하며 내년에는 마카오에서 열린다.

마카오에서 참가한 학생들은 쉬티에리(徐鐵驪) 지도교사를 중심으로 약 1개월 간의 집중연습을 통해 이번 낭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마카오, 상하이, 대만, 홍콩 등 4개 지역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지구는 우리 집, 친환경을 위한 너와 나, 그리고 그’를 주제로 초등부팀과 중등부팀으로 나눠 각축을 벌였다. 마카오팀은 훌륭한 창작 내용과 뛰어난 표현력으로 13개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는 1999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 이중 언어(광둥어와 포르투갈어) 사용 국가에서 삼중 언어(광둥어, 포르투갈어, 보통화/만다린) 국가로 변화했다.

언어와 문자의 통일은 체제의 안정과 지속성의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다언어, 다문자의 특징을 갖고 있는 국가인 데다 영토도 넓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더욱이 100년 간 포르투갈과 영국의 식민지였던 마카오와 홍콩은 타국의 언어와 문화에 지배를 당해 본국과 언어통일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1952년 ‘중화인민공화국 민족구역 자치실시요강’ 제15조에 “각 민족 자치구의 자치기관은 자치구 내에서 통용되는 민족 문자를 채택해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주요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명기해 신(新)중국 성립 때부터 소수민족과의 공존과 소통을 중시했다.

2005년 제16기 5중 전회에서 통과된 ‘십일오(十一五)’ 계획에 대한 ‘중공중앙 건의’ 등의 중요 정책문건도 5대 민족언어(몽골어, 티베트어, 위구르어, 카자흐어, 한국어)로 각각 번역해 각 자치구역 주민들이 중앙정부의 정책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중국 정부는 보통화의 보급을 중시하면서도 소수민족 언어의 사용을 보장하는 이중 언어정책을 시행했다. 지난 4월 중국 국무원 산하기관인 국가언어문자위원회는 “2020년까지 보통화 보급률 80%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어문 정책의 기본 방침은 언어 문자 평등의 원칙 아래 소수 민족의 어문 사용 및 발전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강조된 항목이 바로 이중 언어 교육인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국가 통합 이데올로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보통화 낭송대회도 이러한 취지 아래 매년 4개 지역을 번갈아 개최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 각 민족의 문화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단일 어문 정책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는 이중 언어 교육 강화를 통해 체제의 안정과 국가의 통일을 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카오 중·고등학생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정부의 어문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외교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공통점을 찾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잠시 보류한다)’ 정신을 언어정책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얽혀 있는 우리에게도 참고할만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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