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수위 높이는 북…先도발 後제재 악순환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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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7-08-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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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위기 속 '코리아 패싱' 우려

  • 文정부 "외교적ㆍ평화적 문제해결"

  • 北 비웃듯 한ㆍ미ㆍ일 다면적 도발

  • 南, 北미사일 문제에 '속수무책'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날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의 위협 수위에 따라 더 강력한 제재로 맞서는, 이른바 '도발→제재'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북한의 잇단 도발에 매뉴얼조차 없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한국이 '코리아 패싱' 위기로 내몰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새정부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제재·압박 전략을 구사하되, 궁극적으로 외교적·평화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지만 오히려 북한은 한·미·일을 상대로 한 다면적 도발 감행으로 답하고 있다.

여기에다 대화국면이든 제재국면이든 한국을 무시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외교 전략이 대북정책에서 운전대를 잡으려는 새정부의 여건을 더욱 혹독하게 만들고 있다.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화성-12형’과 관련된 입장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과 일본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우리 정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북한이 지난 29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군은 F-15K 4대를 출격, MK-84 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강행했다. 전보다 더욱 강경하게 무력 시위에 나섰지만, 북한은 남한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7일 북한 노동신문은 '제 푼수도 모르는 가소로운 대화의 조건 타령'이라는 제목의 개인명의 논평에서 "우리에게 대화 제의를 한번 하자고 해도 멀리 미국에까지 찾아가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남조선 괴뢰들의 운명"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현 정부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대화의 손짓에도 불구하고 고도화를 더하는 북한의 도발에 더는 마땅히 쓸 카드가 없는 현실에 맞닥뜨린 셈이다.

이미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한해서는 한국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 바 있다.

때문에  '북한의 도발 후 제재'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그간 대화 가능성이 높아질 때마다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주도하기 위해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왔다.

이에 대해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은 핵 억지력을 완성시키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가 주도한다'는 것은 북한의 공격에 맞서 수비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공수전환을 이루기 위해 과감하게 정책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반도와 일본을 공격할 무기를 갖추고 미국의 개입을 억지하는 전 영역 억지 (full spectrum deterrence) 능력의 확보를 향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미훈련 축소 정도로 자신들의 대량살상무기 자산을 공개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동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며 "우리가 대북 정책의 운전석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가능한지 설득력 있는 방안이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는 미국과 북한이 직접 협상하는 소위 '코리아 패싱'을 우려하고 있고, 미국은 한국이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를 우려한다"며 "미국과 대북 문제에서 신뢰의 상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효율적 (대북)공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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