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현직 경찰이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다 붙잡히는가 하면, 후배 여경을 성추행 또는 성폭행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성범죄로 징계받은 경찰은 총 76명으로, 2014년 12명이었다가 지난해 18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1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지난 28일 오후 7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계단에서 20대 여성의 치마 밑을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소속 A경위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경위가 호기심으로 촬영했다고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며 "A경위를 대기발령 조치한 뒤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직 경찰관이 클럽에서 모르는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붙잡힌 사건도 있다. 지난 15일 오전 2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모르는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강남권에 있는 한 경찰서 소속 A씨가 불구속으로 입건됐다.
피해여성 B씨는 지인과 클럽을 찾았다가 A씨가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을 느끼고 곧바로 신고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현장에는 A씨 혼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며 범행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내부에 있는 폐쇄회로(CC)TV 분석 및 종업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사실 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후배 여경을 성폭행한 혐의로 해당 경찰관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있다. 영장이 신청된 D경위는 2012년 서울 강남지역의 한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당시 실습을 나온 후배 여경을 성폭행하고, 이를 빌미로 피해 여경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여경은 2차 피해를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긴 채 지내다가 이를 알게 된 동료가 경찰에 신고해 감찰과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만취한 동료 여경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서울지역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간 진술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추가 수사한 뒤 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사건이 잇따르자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1일 "최근 잇따라 언론에 보도된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스럽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문화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경찰의 수치스러운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성추문을 뿌리 뽑기 위해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찰청이 2015년 명백한 성범죄가 드러난 경찰은 감찰 단계에서 파면이나 해임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성범죄 엄벌 의지를 밝혔지만 지속적인 사건이 발생해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의 복무 기강 해이로 공권력이 무너지면 사회 기강도 해이해질 수 있어 재발을 막기 위해 교육을 철저히 강화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징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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