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 유혈사태] 라카인 마을 화재… "정부군, 학살·방화·성폭행 저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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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입력 2017-08-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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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 간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방글라데시로 피신하려는 난민 6000명이 국경지대인 우크히야 마을 인근 쿠투팔롱에 갇혔다. 방글라데시=연합AFP]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정부군과 이슬람민족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충돌로 마을 전체가 불에 타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단체는 정부군이 로히양족 주민들에게 방화·학살 등을 서슴치 않고 행해 잠정적인 희생자 수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식 발표된 사망자 수는 110여명이며 난민은 만명에 달한다.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민간인 사상자와 이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인권감시(Human Rights Watch)는 29일 위성사진을 통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정부군과 로히양족 반군이 충돌로 로힝야족이 사는 마을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로 인해 주택 88채를 비롯해 상점(51) 사원(2) 학교(8) 자동차(8) 오토바이(4) 등이 불에 탔다. 지난해에도 로힝야족 마을에 대규모 불이 나면서 주택·시설·상점 등 1500여곳이 피해를 입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부군 관계자는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2300채 이상의 가옥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가 안보 상황이 악화되면 국방안보회의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유혈사태는 지난 25일 로힝야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경찰 초소 30곳을 공격하며 시작됐다고 정부 측은 밝혔다. 

그러나 유엔과 인권단체는 미얀마 정부군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상대로 방화·학살·고문·성폭행 등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6일 국경넘는 로힝야족 난민에게 수십발의 박격포탄을 발사하고 기관총을 난사하기도 했다. 1만명에 달하는 난민들은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라카인 근접 도시로 떠났다. 당시 로힝야족 3만~5만명이 라카인을 떠나 방글라데시 등 도시로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약 6000여명의 난민이 방글라데시의 제지로 국경지대에 머물고 있다.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6일 국경넘는 로힝야족 난민에게 수십발의 박격포탄을 발사하고 기곤총을 난사했다. 방글라데시=연합AFP]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얀마 정부 측은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얀마 정부는 29일 현지 주재 외교관들과 유엔 기구 관계자에게 ARSA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미얀마 반테러위원회는 ARSA를 외부 세력의 도움을 받는 테러단체라고 규정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윈 툰 경찰청장은 "영토 야욕을 가진 ARSA이 그곳을 점령해 '벵갈리(로힝야족을 일컫는 말)만의 땅'으로 삼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초 스웨 내무부 장관은 "ARSA가 마웅토와 부티다웅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진 일이며 이들은 지방정부를 해체하러 한다"며 "경찰의 요청에 따라 현장에 투입된 정부군은 교전규칙과 법을 철저하게 지키며 작전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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