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우정저축은행이 홍콩증시에 상장한 지 1년도 채 안돼서 중국 본토증시 상장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우정저축은행이 중국 본토 상장 계획 사실을 공시했다고 중국 국제금융보가 31일 보도했다.
공시에 따르면 우정저축은행은 중국 상하이거래소에서 모두 51억7200만주 신주를 주당 액면가 1위안에 발행할 계획이다. 우정저축은행의 A주 상장계획안은 이미 이사회를 통과했으며, 주주총회를 거친 후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의 심사비준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9월말 홍콩 거래소에 상장한 우정저축은행은 기업공개(IPO)로 74억 달러 자금을 조달, 지난해 글로벌 증시 IPO 대어로 꼽혔다. 이는 2년 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세계 최대 규모 IPO였다.
국제금융보는 일반적으로 중국 본토은행들은 홍콩과 중국 본토 증시에 동시 상장하는 게 추세라며 우정저축은행 역시 이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23개 중국 본토은행 중에서 공상은행·농업은행·건설은행·교통은행·중국은행 등 5대 은행을 비롯해 초상은행, 광대은행 등 7곳이 모두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다. 이밖에 정저우은행·하얼빈은행·칭다오은행 등 최소 9곳이 중국 본토증시 상장을 검토 중에 있다.
이는 중국 본토증시에서 은행주 가치가 비교적 높고 자금 조달비용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시쥔양(奚君羊) 상하이재경대 교수는 "중국 본토증시에 상장을 대기 중인 기업이 너무 많은만큼 우정저축은행이 우선은 상장이 비교적 수월한 홍콩 증시에서 먼저 상장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증시에서 우정저축은행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유다. 우정저축은행은 상장후 1년이 다 돼가지만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4.76홍콩달러)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밖에 우정저축은행은 현재 자본 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6월말 기준으로 핵심자본충족율, 1급자금충족율, 자본충족율이 각각 8.72%, 8.72%, 11.67%로 중국 은행 감독당국의 '레드라인'을 간신히 만족시키고 있다. 이는 같은기간 중국 본토 상업은행의 평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편 우정저축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총자산이 8조5400억 위안(약 145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늘어났다. 예금잔액은 지난해말 기준에서 7.14% 늘어난 7조8100억 위안에 달했으며, 대출잔액은 10.95% 늘어난 3조3400억 위안에 다했다.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4% 늘어난 265억9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부실대출비율은 여전히 1% 이하에 머물며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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