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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순풍을 타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계절조정치)가 연율 3.0%를 기록했다. 이는 한달 전 나온 속보치인 2.6%와 월가의 예상치인 2.8%를 모두 웃돈 것이다. 외신들은 최근 국정 혼란으로 세제개편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공약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에 고무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소비·고용 모두 양호…실업률 16년만에 최저 기록할 듯
경제 호전의 원인은 개인 소비와 기업 투자의 증가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2분기에 연율 3.3% 증가했다. 미국인들은 자동차를 포함해 소비를 크게 늘렸다. 소비 지출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3.2% 늘어났다. 기업의 투자지출도 2분기에는 0.6% 늘어나면서 앞선 추산치인 0.4%를 넘어섰다.
고용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8월 민간부문 고용도 대다수 분야의 일자리 증가로 월가 예상치인 18만5000명을 크게 상회하는 23만 7000명 증가를 기록했다고 ADP 전미고용보고서를 인용해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는 이는 최근 5개월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9월 1일에 발표되는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은 4.3%를 기록하면서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수치는 여전히 미국의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2%에 못미치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속보치와 같이 전월 대비 0.3% 상승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1.6% 올랐다. 이는 1분기의 2% 상승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속보치와 같은 0.9%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1.5% 상승했지만, 1분기(1.8%)에 비해서는 줄어든 셈이다.
◆ 3분기에도 3% 성장 가능할 듯···정치적 갈등·북한 문제 가장 큰 리스크 지적
경제학자들은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3%를 넘어서는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30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으로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이었다. 미국의 경제성장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을 가장 큰 위험 변수로 꼽았다,
S&P의 베스 앤 보비노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의회가 9월말까지 채무한도를 늘리지 못할 경우 10월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보다 더한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30일 보도했다.
'셧다운이 일어난다면 파멸이 오게 될 것이다 (With A Shutdown, There Will Be Blood)'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낸 보비노는 "채무한도를 늘리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경기회복의 효과는 사라진 채 다시 경기침체로 빠져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출이 막히면서 민간 소비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4분기에 셧다운이 시작된다면 미국은 매주 4분기 GDP(국내총생산)가 0.2%, 약 65억 달러(약 7조3000억 원)씩 손해를 보게 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P는 셧다운에 따른 타격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비노는 "미국 정부가 이성적일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건 위험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의회의 채무한도 증액 논의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이 예상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도 할 수 있다고 의회에 '협박'을 가했다.
한편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일으킬 수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번 재난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를 저해하는 유일한 요소는 핵 전쟁의 위협까지 거론되고 있는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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