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간 도시바 메모리 매각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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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7-08-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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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보였던 SK하이닉스의 '한미일 연합'이 애플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매수 방식을 제안하며 반격에 나섰다. 

30일 일본 NHK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를 축으로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한미일연합은 최근 도시바에, 애플을 포함하는 새로운 매수 방식을 제시했다.

한미일연합은 애플을 끌어들여 진영을 보강하고, 베인캐피털과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각각 46%씩 갖는 방식을 도시바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SK하이닉스는 지분 없이 각각 3000억엔(약 3조600억원)과 2000억엔(약 2조400억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만약 웨스턴디지털(WD)과의 재판이 해결돼 지분 매각이 가능해지면, 산업혁신기구에 주식의 일부를 양도해 일본 쪽이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시바가 우려하는 '국부 유출'을 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도시바는 지난달 반도체 메모리 부문 매각 우선협상자로 한미일연합을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경영 참여 문제와 WD의 매각 반대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협상을 주도하는 일본 정부가 자사 주요 기업의 지분을 경쟁국 기업에 내주는 것을 꺼려한 탓이다. 또 사업 파트너인 WD는 '우리의 동의 없이 회사를 매각할 수 없다'며 도시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도시바는 관련 소송 취하 등의 조건을 제시한 '신(新)미일 연합' 쪽에 눈을 돌렸고, 양측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신미일연합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됐다. 

하지만 도시바는 신미일 연합과의 협상에서도 WD의 경영 관여 문제를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한미일 연합이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어느 쪽이 도시바 반도체를 차지할 것인지 예상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한편 재정 위기에 처한 도시바는 하루빨리 매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인수전 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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