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승리해 승점 3점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한국은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오는 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에서 승리해야 자력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
경기 결과도 아쉬웠지만 그보다 더 아쉬움을 남긴 것은 주장 김영권의 말이었다. 김영권은 31일 이란전 후 취재진들에게 “관중들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끼리 소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권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눈빛만 봐도 그 뜻을 알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권은 1일 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게 아니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 말을 잘못했다.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하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주장이 하는 역할은 참 많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이어주는 역할, 그라운드에서 팀이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언론, 대중들과도 소통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 터질 때 선수 대표로 미디어 앞에 서는 것이 주장이다. 요약하면, 대표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이 주장이다.
팬들은 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한 고비에 서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평일인 목요일 오후 9시에 경기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6만 3124명이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대표팀이 승리했다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홈 관중들과 함께 자축할 수 있었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여기에 김영권의 오해를 살만한 말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너무나 아쉬운 시점에 나온 아쉬운 오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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