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CEO 둥밍주, 전재산 전기차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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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입력 2017-09-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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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밍주 거리전기 회장.



중국의 대표적인 여성 CEO인 둥밍주(董明珠) 거리(格力)전기 회장이 자신의 거리전기 지분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으로 전기자동차 업체인 인룽(銀隆)신에너지의 지분을 매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거리전기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둥밍주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3336만주의 비유통주(보호예수)가 금융권으로부터 저당잡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그가 보유하고 있는 1112만주의 유통주는 저당잡히지 않은 상태다. 둥밍주는 거리전기의 지분 0.74%(현재가 약 17억위안, 한화 2900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 10번째 대주주다. 그가 어느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았는지, 대출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거리전기는 지난해 연초 인룽신에너지 인수계획을 밝혔으며, 지난해 9월 이사회에서 인수안을 통과시켰다. 광둥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비준까지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당시 거리전기의 주주들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자신들의 배당액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자신이 추진했던 인룽신에너지의 인수가 좌초하자, 둥밍주회장은 지난해 10월 주하이거리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그룹 주력 계열사인 주하이거리전기의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자금조달안이 부결되자 지난달 11월 둥밍주는 왕젠린(王健林) 완다 회장과 류창둥(劉昌東) 징둥 회장과 함께 30억위안을 투자해 인룽 지분 22.39%를 취득했다. 둥밍주는 10억위안을 투자해 7.46%의 지분을 득했으며, 그 다음달에는 3억4000만위안을 들여 2.54%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시장에서는 둥밍주 회장이 어디서 이런 돈을 마련했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그가 보유하고 있는 거리전기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지만, 둥밍주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난 4월 거리전기는 순익의 70.22%에 달하는 108억위안을 주주에 배당했다. 이는 거리전기가 선전증시에 상장한 후 사상최대규모다. 이같은 배당은 거리의 인룽 인수가 좌초됐으며, 둥밍주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낮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기보고서 발표와 함께 거리전기는 새로이 집행회장이라는 직책을 만들었고, 황후이(黄辉) 상무부회장을 이 자리에 임명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중국 매체들은 황후이가 둥밍주를 대체해 거리전기의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둥밍주 회장이 거리전기에서 완전 하차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거리전자는 올 상반기 691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40.6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47.64% 증가한 94억위안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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