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펀드 악순환 끊자] 초기벤처에 ‘집중’, 후속타 지원 ‘무관심’…생존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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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윤주혜 기자
입력 2017-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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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기벤처 지원 ‘최상위’ 불구, 5년내 생존율 ‘최하위’

  • 10년 이상된 중소기업 위한 펀드 조성 절대적 ‘필요’

정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10년 이상 중소기업을 위한 펀드 조성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초기 창업벤처 펀드 조성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벤처펀드 확대 조성 등 창업지원 정책이 강화돼 벤처캐피털(VC) 업계 등이 들썩이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계가 필요로 한 후속 단계에 대한 지원에는 별다른 진척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인 8700억원의 모태펀드를 만들겠다고 발표, 이 중 6000억원가량을 ‘청년 창업’과 ‘재기 지원’ 등 초기창업에 투자키로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돕겠다’는 것과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기업인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VC 업체 100여개가 동시에 움직이는 등 일단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조성될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지원업체 수 기록이다.

하지만 VC 업체들의 투자가 동시에 몰리게 될 경우, 거품이 끼어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금을 확보한 VC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할 경우, 모두 경쟁력 있는 회사를 찾을 수 있겠냐는 의문이다. 이에 장기적으론 막대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벤처기업 현황 및 5년 생존율.[표= 중기부]


실제 창조경제를 필두로 했던 박근혜 정부시대,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돼 높은 창업률에 비해 생존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벤처펀드 조성을 통한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은 전 세계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5년 내 생존율은 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기부가 집계한 벤처기업 생존율 내용을 보면, 2015년 기준 2년 생존율 91.9%, 3년 생존율 81.5%이지만, 4년 생존율과 5년 생존율은 각각 68%, 64.1%로 현저하게 떨어졌다. 5년 이후 절반가량이 문을 닫는 것이다.

이와 관련, 초기 벤처들이 너무 정부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문제점과 함께 정부 또한 창업 지원 이후 후속 투자 등에는 인색했다는 점이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VC 업계는 초기 벤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된 중견기업 중 성장성이 큰 기업에 대한 펀드 조성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높아지면, 정부의 기존 골자인 일자리 창출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며 “10년 이상 성장한 기업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VC업체 한 고위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자금 지원이 가능한 생태계 토양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후속 단계로 갈수록 투자 규모가 커져 가는데, 지원 부분은 반대로 부족해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재홍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국장)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중기부 장관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책방향을 발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창업 이후 벤처 기업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창업기업은 기술도 개발하고 제품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매출이 일어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모태펀드 등을 통해 재창업을 도와준 이후에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 조달 시장을 오픈해주는 등 매출이 일어날 수 있게 돕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나라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재창업 준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ICT나 바이오 분야 외 전통산업에도 투자를 받길 원하시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중견기업은 정부의 지원이 소홀했던 점이 있는 만큼 단순히 업력뿐만 아니라 매출액이나 실적 등에 기반해서 지원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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