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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중기부= 송창범 기자]
“(장관 후보자 순위가) 26순위였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정도로 흠결이 많은거에요. 이래서야 향후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가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큽니다."
국내 중소기업계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오랜 숙원이었던 중소기업청의 중기부 승격에 이어 1개월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박성진 초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또다시 장관 자질 논란이 불거지며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 인사청문회 일정은 기존 7일에서 11일로 연기되며, 중기부 본격 가동 시기는 자꾸만 멀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땐 중기부 출범식은 추석 이전엔 불가능해 보입니다.
물론, 청와대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자칫 청와대에 모든 불똥이 튀어 70%대에 이르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단 한순간에 곤두박질 칠 리스크는 감안해야 합니다.
단순히 문 정부의 핵심부처 장관의 잘못된 인사 하나로만 볼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성진 후보자의 역사적 신념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전혀 맞지 않고, 오히려 과거 정부의 정체성에 가깝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습니다.
‘뉴라이트 역사관’과 일치하는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는가 하면,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는 듯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과거가 그의 역사관에 의구심이 붙을 만한 결정타가 되고 있습니다.
그는 즉각 기자들 앞에 섰고 해명했습니다. “몰랐습니다. 역사에 무지해 생긴 일”이라고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고도의 정무적 감각과 역사관을 요구하는 장관 자리에 전혀 맞지 않는 말로 자질에 더 큰 의혹만 불러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에 더해 창조론 등의 종교관과 동성론 등의 가치관 논란과 함께 자녀 이중국적 의혹, 부인 세금탈루 의혹, 장남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게 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청문회를 연기한 이유가 박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추가 논란이 불거겨 자진 사퇴 요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장관 후보자에 지명됐을 때만해도 기대감을 보였던 중소기업계는 다시금 어둡습니다. 다소 의외의 인물이 지명됐음에도 불구, 하루 빨리 시장과 정책 정상화가 절실했던 만큼 누구하나 반대 없이 환영의 뜻을 내비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형국입니다. 업계는 대부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인 성향보다는 창업 현업에서 뛰었던 전문가가 적합하다고 보고 인선을 해줬으면 하는 분위기입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구멍 나있는 인사 등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을 풀어갈 강한 리더십을 그 어느 때보다 바라는 눈치입니다.
박 후보자와 관련, 청와대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단 청문회까지 강행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여론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여당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그렇다고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소기업 천국시대를 이끌어가 장관 자리를 언제까지 비워둘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마지막 장관 자리를 두고, 골머리를 썪는 청와대가 지금 이 순간 27순위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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