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플랫폼(실시간 인터넷 방송 플랫폼) 업계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 판도라TV, 카카오TV 등 국내 라이브 플랫폼 업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신임 방심위원장이다. 실시간 방송에 대한 4기 방심위의 입장이 자칫하면 라이브 플랫폼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방심위는 방송과 통신을 통해 유통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심의·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라이브 플랫폼 업체들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 역시 방심위의 제재 범위 내에 있다.
특히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됨에 따라 일부 방송 창작자들의 일탈 행위와 인터넷 방송과 관련된 선정성 논란 등 각종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방송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라이브 플랫폼 업계는 새로 구성될 4기 방심위가 인터넷 방송 제재 강화에 힘을 실어준다면 자연스레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라이브 플랫폼의 경쟁력은 창작자 개인의 독창성인만큼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라이브 플랫폼 업체들의 경우 방심위가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인사발표 때보다 방심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을 더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4기 방심위가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도 다뤄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들이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라이브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해외사업자라는 이유로 방심위의 제재 범위에 닿지 않는다는 점이다. 역차별이 계속된다면 자연스레 이용자들이 해외 플랫폼으로 몰리고, 국내 플랫폼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심위는 현재 두 달이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6월12일 박효종 위원장을 포함한 방심위 3기 위원 9명의 임기가 끝난 후 아직 새 위원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다. 방심위원 9명 중 3명은 대통령,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와 협의해 3명,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3명을 추천받아 위촉된다. 방심위원장은 방심위가 구성되면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 허미숙 전 CBS TV 본부장, 표양호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방심위원으로 추천된 상태로 알려졌지만, 언제 방심위 구성이 완료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신임 방심위원장이 정보통신(IT)업계에 대한 애정이 있고,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 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으면 한다”며 “물론 문제가 있어 지적하는 것은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