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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사진=김지윤 기자]
LG그룹이 연구·개발(R&D) 인프라의 마곡 시대 개막을 계기로 전사적 역량을 집결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다음 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대규모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는 그룹 계열사 간 융·복합 협력 체제 견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LG사이언스파크, 혁신 주도의 장··· 계열사 간 협업 중심 역할 기대
기업구조의 융·복합은 사실상 소통이 얼마나 원활히 발휘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한 기업 내에서도 R&D, 제품 개발, 마케팅, 생산 등의 부서별 소통은 물론 사업부문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인력과 비용의 중복 투자 등 비효율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1995년 총수로 취임한 구본무 회장이 지금까지 해소하려고 했던 가장 큰 문제가 소통의 문화 정착이었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의 지속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가 통화 기능을 넘어 데이터 생산 저장 전달 등으로 진화하고 있으나 기존 노하우에 의존했던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은 애플 아이폰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휴대전화의 미래는 TV와 스마트카와 스마트홈, 스마트 오피스와 스마트공장 등을 모두 연결하는 개인용 핵심기기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전혀 상관 없던 사업 부문까지 휴대전화 개발에 동참해야 한다.
구 회장이 LG사이언스 파크를 통해 얻고자 하는 효과가 바로 이것이다. LG사이언스파크를 LG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차세대 산업으로 꼽히는 전장부품,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스마트공장 등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계열사별 전문성을 키우고 협력체제를 구축해왔다. 현재 LG의 계열사 간 대표적인 협업 체제는 △LG전자-LG디스플레이-화학-이노텍-CNS-하우시스(전장부품) △LG전자-유플러스-CNS(IoT와 AI) 등으로 구성됐다. LG사이언스파크는 각 사별로 추진해 온 R&D 센터를 한자리에 모아 제품 개발 구상 단계부터의 협업을 이뤄냄으로써 계열사 간 벽을 더욱 낮추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산업에 대한 선행연구 등이 이뤄질 LG사이언스파크는 향후 LG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계열사 간 협력이 확대되는 만큼 이들의 구심점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 LG전자 전장부품 사업 등에 투자 적극적으로 나서··· 대규모 M&A 시도
이를 위해 그룹의 맏형 격인 LG전자는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전장부품 사업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기술혁신은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이룬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선회해 대규모 M&A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스트리아 자동차 전장부품업체 ‘ZKW’ 인수전에 LG전자가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ZKW 경영권 인수 주체로 나섰으며, 인수금액은 1조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LG 사상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23일에도 ‘전기차용 배터리팩’ 생산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들여 전기차부품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이 지역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LG는 최근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40%대까지 올렸으며, 향후 50%대를 넘겠다는 포부다.
◆“LG 유기적 협력 구조 더욱 확대될 것”
LG의 전장사업은 계열사 간에 유기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차량용 음향기기 등의 전자제품은 LG전자, 배터리는 LG화학, 통신부품과 일반모터는 LG이노텍,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경량화소재 등 내외장재는 LG하우시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개발은 LG CNS가 각각 맡고 있다.
이 밖에도 LG는 계열사 간에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최근 한국전력의 지능형 원격검침과 전력 IoT 적용모델 개발 협력에 나섰으며, LGCNS는 LG전자와 협업해 만든 ‘AI 은행 상담원 로봇’ 등으로 디지털금융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부품, AI, IoT 등은 IT(전자기술)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기술이 복합적으로 잘 연계돼야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LG의 계열사 간 협력구조는 더욱 복잡하고 견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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