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 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 3일 12시 우리나라 북부 핵시험장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성명은 "이번 수소탄 시험은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제작에 새로 연구·도입한 위력 조정 기술과 내부구조 설계방안의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확증하기 위하여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 측정 결과 총폭발 위력과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핵 전투부의 위력 지표들과 2단열 핵무기로서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값에 충분히 도달하였으며 이번 시험이 이전에 비해 전례 없이 큰 위력으로 진행되었지만 지표면 분출이나 방사성물질 누출현상이 전혀 없었고 주위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3시 30분(평양시간 오후 3시) 발표한 중대보도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이날 오전 열렸으며, 이 회의에서 핵실험 단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에 탑재할 수소탄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사진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낮 12시 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은 제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인공지진 감지 직후 전군에 대북 감시·경계태세 격상 지시를 하달했으며,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최종 판단되면 다양한 대응 방안 시행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개최,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ICBM급 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도발에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의 강한 응징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이 핵 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북한 완전히 고립하기 위한 안보리 결의 추진 등 모든 외교적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군에도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 만전의 대비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북핵시설과 미사일을 무력화할 우리 군의 타격 능력 과시하고 한미동맹 차원서 미국 강력한 전략자산 전개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오후 1시 45분부터 20분간 긴급 통화를 갖고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여섯 번째로, 지난해 9월 9일 감행한 5차 핵실험 이후 약 1년 만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핵실험이다. 이번 6차 핵실험은 지난해 5차와 비교해볼 때 위력이 상당한 것으로 정부와 군당국은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은 지진파 강도 등을 감안해 6차 핵실험 규모가 지난해 5차 때보다 최대 16배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월 6일 수소탄 실험 이후 1년 8개월 만에 신형 수소탄 개발 성공을 발표한 북한이 협상 주도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9·9절'이나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다음달 10일쯤 또다시 대형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북한 길주군 풍계리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과거 북한의 5차례 핵실험 지역과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으며 그 에너지는 4차에 비해 11.8배, 5차에 비해 5∼6배의 위력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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