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대출과 함께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해외송금 서비스가 생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각오와 달리 하루 수익이 100만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 서비스는 지난 한 달 동안 총 7600여건 발생했다. 총 금액은 1540만 달러로, 건당 평균 송금 금액은 약 2000달러였다.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가 47.3%를 차지했고 유로화 16.7%, 캐나다달러 8.6%, 파운드화 6.8% 순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해외 송금은 5000달러까지 총 수수료가 5000원이고 그 이상은 1만원이다. 일본, 필리핀, 태국으로 송금 시에는 송금 수수료는 8000원이다.
건당 평균 송금액이 2000달러 수준이고 대부분의 송금이 일본, 필리핀 등이 아닌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 해외송금의 하루 수수료 수익은 최저 112만5000원, 많아도 100만원 중반 정도로 예상된다. 주요 상품으로 꼽기에는 수익이 크게 낮은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수수료 경쟁력 상실을 이용 건수 저조 원인으로 꼽았다. 애초 시중은행의 10%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은행들이 잇따라 수수료를 낮췄다.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해외송금 수수료를 잇따라 인하했으며, 최근에는 아예 연말까지 수수료를 없애거나 건당 1000원으로 내리는 등 '초강수'를 뒀다.
송금 목적의 대부분이 유학을 떠난 자녀의 등록금비와 생활비, 해외 부동산 투자 취득자금에 치중돼 있어 최소 수백만원의 금액을 송금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신뢰도를 갖춘 시중은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출범 3년 내 흑자 달성을 목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큰 수익원인 대출이 신청 지연, 고객 상담 불편 등의 이유로 서비스를 지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송금까지 예상 외 부진을 보여 실질적인 수익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출범 1개월밖에 되지 않아 수익성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은행의 최대 수익원은 예대마진인데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수수료 수익까지 낮아 상승곡선을 타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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