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북 리스크에 2300선 붕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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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09-0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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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북한발 리스크로 2300선을 내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예상 낙폭을 최대 100포인트로 내놓기도 한다. 다만 다수 증권사는 과거 사례를 들어 불안감이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수 50~100포인트 조정 우려

신한금융투자는 4일 "과거 북한이 핵실험에 나섰을 때를 감안하면 코스피는 이번에 50~100포인트 후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핵실험에 따른 위기감 고조는 기대수익률 악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이어져 우리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낙폭이 크든 작든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한 당일 코스피는 2.4% 하락했다. 이에 비해 2차 핵실험(2009년 5월 25일) 때에는 0.2% 떨어지는 데 그쳤다. 3차 핵실험(2013년 2월 12일)과 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 때도 낙폭은 0.2% 남짓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 당일에는 내림폭이 1.3%로 다시 커졌다. 6차 핵실험에 따른 이날 코스피 조정폭은 1차나 5차 도발 당시에 비해 작았다. 하지만 장중 한때 2310선까지 밀리면서 1.7%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측 행동은 횟수나 강도 면에서 과거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미국과 일본 측 대응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민감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응 수위를 높여가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키울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과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2400선을 다시 탈환하는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지수는 7월 13일 2400선을 넘었다가 8월 3일 이후 한 달째 2300선에 머물러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인 위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2300선 초반에서는 하방경직성을 보이겠지만 2400선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개미 투매에도 외국인·기관은 차분

개인 투자자만 자칫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꼴이 될 수 있다. 이날 개인이 투매에 나서 34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은 70억원어치 가까이 샀다.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4월 14일(10.3원) 이후 최고인 10.2원에 달했지만 외국인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더욱이 기관은 약 32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수가 반등하는 쪽에 베팅한 것이다. 2차 핵실험만 보면 한 달 후 수익률이 마이너스 2.7%로 크게 나빴다. 하지만 나머지 3차(+2.9%)와 4차(-0.4%), 5차(+0.8%) 핵실험이 있은 뒤에는 되레 지수가 오르거나 떨어져도 낙폭이 크지 않았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5차 핵실험 당시를 보면 당일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1주일과 1개월 수익률은 각각 평균 1.0%, 2.2%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이 커지겠지만 극단적인 상황만 없다면 되레 비중확대 기회"라며 "북한 핵실험이 중기적인 관점에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차츰 미·중 정치·경제 이슈로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열리는 미 의회와 10월 중국 당대표대회가 중요하다"며 "과거 북한발 리스크가 불거진 후 낙폭이 커지기도 했지만 다른 대외 악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는 코스피가 2200선 후반까지 하락했다가 이전 주가를 회복하는 데 10거래일 이상 걸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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