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폐기되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 수출과 일자리 손실은 최대 30조원,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부문의 타격이 가장 크다.
다만 한·미 FTA는 양국 모두가 이익을 함께하는 ‘상호보완적’이어서 폐기에 따른 미국 측의 피해도 적지 않다.
4일 산업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소가 한·미 FTA 재협상에 따른 피해규모를 추산한 결과 향후 5년간 수출은 최대 30조원, 일자리 손실은 24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3개 분야(자동차‧기계‧철강)에서만 수출 손실액을 170억 달러(약 19조2000억원)로 예상했다. 자동차산업 수출 손실은 101억 달러, 일자리 손실 9만명, 생산유발 손실 28조원, 부가가치유발 손실 7조원 등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계산업은 55억 달러, 철강산업은 14억 달러로 일자리 손실은 각각 5만6000명, 8000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조사대상을 넓혀 추산한 다른 보고서에서는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수출 손실이 269억 달러(약 30조4000억원), 일자리는 24만개가 없어지고, 생산유발 손실은 68조원, 부가가치유발 손실은 18조원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020년까지 수출은 130억1000만 달러(약 14조7000억원), 고용은 12만7000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미 FTA가 상호보완적인 만큼 미국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미 FTA 폐기 시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미국의 피해가 더 크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가 폐기되면 양국은 최혜국대우 관세율을 적용받는데, 미국의 대한(對韓) 관세율은 1.6%이고 한국의 대미(對美) 관세율은 최소 4%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시장에 상품을 수출할 때보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상품을 수출할 때 매겨지는 관세가 더 높아 손해라는 얘기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수출이 13억2000만 달러, 수입은 15억8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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