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하나은행 인사 개입, 안종범 통해 朴대통령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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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
입력 2017-09-0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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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4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KEB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4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대통령 지시사항'이라는 말을 듣고 이상화 전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의 인사 민원을 하나은행에 전달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부위원장은 이 같이 밝혔다. 

정 전 부위원장은 검찰이 "안종범으로부터 하나은행 유럽 통합본부 문제를 알아보라고 지시받았느냐"고 묻자 "총괄법인을 만든다고 하는데 현재 법인장인 이상화를 총괄법인장에 갈 수 있게끔 가능한지 알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안종범이 이런 말을 전하며 '대통령 지시사항'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 전 부위원장은 하나금융에 전화해 안 전 수석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정 전 부위원장은 검찰이 "안종범 요청을 받고 이상화가 본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도와준 적 있느냐"고 묻자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수석이 말하면 저로서는 전달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수석 말씀은 좀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덧붙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최씨가 독일에 체류하며 삼성 측의 승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계좌 개설 등을 도와주고 최씨의 영향력으로 인사 혜택을 본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특검팀 및 검찰의 수사 결과, 당시 하나은행의 유럽 총괄법인 설치 계획 자체가 무산돼 1차 민원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최씨가 작년 1월 '이상화를 본부장으로 승진시켜달라'고 재요청했고, 민원은 같은 루트를 통해 하나금융지주에 전달됐다.

하나은행은 당초 이씨를 지점장으로 발령냈다가 지난해 1월 23일 본부장급 자리 2개를 만드는 조직 개편을 거쳐 2월 1일 그를 신설된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한편 하나금융 측은 해당 청탁을 거절하자 정 전 부위원장에게서 "고집이 세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또 이씨를 본부장보다 직급이 낮은 지점장으로 발령내자 안 전 수석은 "내가 바로 본부장 승진시키랬지 언제 센터장 이후 승진시키라고 했느냐. 그렇게 안 돌아가느냐"고 화를 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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