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비과세 일몰에 증권사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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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09-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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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양은경씨(가명)는 얼마 전 알고 지내던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펀드를 소개받았다. 양씨는 관심이 없었으나 1만원만 납입해도 된다는 말에 부담 없이 펀드를 들어줬다. 실적 채우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돈을 더 넣을 생각은 없다.

증권사 직원이 추천한 상품은 연말이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해외주식형펀드다. 비과세 일몰 기한이 4개월도 채 안 남았다. 증권사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유다. 무리한 경쟁으로 소액 '깡통계좌'만 양산할 공산도 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 고객을 잡기 위한 막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연말까지 계좌 한 개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다.

물론 비과세 혜택을 주니 투자자도 관심이 많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7월 말까지 판매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규모는 1조8848억원에 달한다. 한 달 전에 비해서도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계좌 수도 44만2000개로 한 달 만에 3만8000개 증가했다.

여기에는 고객 유치 경쟁도 한몫했다. 증권사 직원 1인에게 주어진 할당량이 금세 채울 수 없는 수준이라 절박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해외주식형펀드 캠페인은 꾸준히 진행해왔다. 다만 비과세 일몰이 임박하면서 최종 성적표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 영업사원은 "펀드에 많은 돈을 끌어들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 고객을 잡는 게 우선"이라며 "빈 계좌라도 만들고 자금은 내년부터 늘리면 된다"고 말했다.

회사 차원에서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다수 증권사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백화점상품권이나 모바일상품권, 캐시백 혜택을 준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는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 보험사에서도 이른바 '절판 마케팅'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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