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이 내수와 수출 부문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기업의 코스닥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세계 최대 규모를 노리고 있다.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30%가 넘는 시장점유율도 기록하는 등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은 급격한 성장가도를 밟아가고 있다.
◆ 복제약 하나로 시가총액 20조 넘어선 셀트리온그룹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바이오의약품개발업체 셀트리온은 6일 현재 시가총액이 14조1389억원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 1위다. 셀트리온그룹 계열사인 의약품 유통·판매사업 업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7월 말 코스닥에 주당공모가 4만1000원으로 상장된 후 6일 현재 주가는 4만7700원으로, 시가총액은 6조5200억원으로 올랐다. 두 업체 총 시가총액은 20조원을 상회하며, 이는 코스닥 총 시가총액의 10분의1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시가총액 규모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셀트리온 행보를 대변하고 있다. 셀트리온 주력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미국제품명 인플렉트라)는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한 이후 실적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공시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지난 5월까지 누적 처방액 1940만 달러(약 220억원)를 기록했다. 또 의약품시장분석기관 IMS 데이터에 따르면, 앞서 진출한 유럽에서는 오리지널의약품 복제약 간 경쟁에서 점유율을 점차 높여 올해 1분기에는 42%까지 끌어올렸다.
램시마뿐만 아니라 혈액암·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트룩시마는 지난 2월 유럽 허가를 받은 뒤 영국,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에 순차적으로 판매되면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 위탁계약 세계 1위 노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위탁생산 규모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공장시설을 증축하고 있다. 현재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제3공장은 연간 18만ℓ의 바이오약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이며, 2020년 4분기 가동될 예정이다. 이미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과 제2공장(15만ℓ)을 합치면 연간 생산량은 36만ℓ에 이른다. 이는 세계 1위 규모다.
규모뿐만 아니라 독자적으로 갖춘 대규모 상업용 플랜트 설계기술 등이 적용돼 생산효율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은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유럽 제약사와 4165만4000달러(약 472억원), 지난 7월엔 인도·유럽 제약사와 각각 5551만3715달러(약 630억원), 1398만4000달러(약 158억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또 바이오신약 생산에 필요한 세포주 개발과 생산공정 설계를 대행해주는 의약품위탁개발(CDO, 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로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면서 호재를 노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회사인 바이오의약품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B5’(유럽 제품명 ‘임랄디’)가 유럽 시판허가를 최종 승인받으면서 실적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 문재인 정부 핵심 과제 부상
국내 바이오산업은 문재인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상승세다. 바이오시밀러만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바이오산업은 문 정부에서 꼽고 있는 미래 신성장동력에 적합하다.
실제로 최근 마련된 4차 산업혁명 세미나에서는 문 정부가 바이오와 나노 분야 등 과학기술에 중점을 둘 것임이 확인됐다. 문 정부는 대전을 제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세운 상태로, 이달 중 4차 산업혁명 관련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다만 지난 7월 발표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보건·복지 분야 중심으로 구성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은 공약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확인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