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발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는 당분간 심화될 것이며, 특히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대북공조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사드로 인한 대북공조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동률 동덕여대 중국관계 교수는 "중국은 그동안 일관되게 비핵화를 위한 대북제재 문제와 사드배치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드러나게 사드 문제를 개입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때문에 오히려 한중관계에 사드문제가 더 강하게 작용해 양국 관계는 더 어려워 질 것이며 구체적으로 일부 중단됐던 경제 보복이 다시 재개되는 등 최소한 중국이 외교적 언사를 통해 한국을 강하게 때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문 대통령에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양국 간 사드 배치라는 문제로 관계개선은 유보적인 상태였다.
이 교수는 "중국이 당대회 동안 우선 순위는 국내적 이슈로 한중관계 자체가 크게 이슈가 되지 않겠고 중국입장에선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할 특별한 동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10월 말이나 11월 초로 예상됐던 19차 당대회가 내달 18일로 앞당겨지면서 시기적으로 연내 한중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열려있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사드 배치가 되고 나서 이는(한중 정상회담)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할 거 같고 우리 입장에서도 정상회담을 통해 뭔가 얻어낼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중 정상 간 개인적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현 상태에서 앞으로도 이를 타개할 기회마져 없어진다면, 종전까지의 한중 우호협력 관계가 장기적으로 잠재적 적대국 관계로 이동할 개연성도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 하듯 중국 관영신문 런민르바오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7일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사드관련 입장은 이미 박근혜 정부와 별다를 게 없다"며 "사드는 북한 핵무기처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때문에 전날인 6일 중국 외교부의 사드 배치 반발 입장발표와 더불어 중국 경제부처를 포함 군(軍)부에서도 가시적 반발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네트워크 대표는 "중국이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성주 사드 배치는 미국이 한번에 (중국을) 넉다운 할 수 있는 펀치를 갖게 된 것으로 게임의 추가 미국쪽으로 기울게 된 것"이라며 "중국은 게임이 끝났다고 보고 그럴수록 성주의 사드 배치에 더욱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주'라는 지역에 대한 중국의 민감도 역시 큰 것으로 파악된다.
신 대표는 "미국의 사드레이더는 일본에도 있지만 이는 중국의 산둥지역까지만 탐색할 수 있다"며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면 중국의 내륙 깊숙한 시안(西安)까지 들여다 보인다"고 말했다.
시안은 중국의 둥펑(東風) 31 기지가 있는 곳으로 사실상 중국의 군사요충지다.
한편, 이날 주중 한국대사관은 중국내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우려해 교민 신변 주의보를 내렸다.
주중대사관 영사부는 이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 등을 통해 교민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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