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2020년부터 새로운 자동차 모델로 전기차와 하이브리차만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퇴출 계획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도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내연차의 종말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가디언과 BBC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재규어의 랄프 스페스 CEO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도록 2020년부터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신차만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규어는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소유하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소유한 스웨덴 자동차회사 볼보 역시 두 달 전 2019년부터 친환경차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내연차 종말의 시작을 알렸다. 재규어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 중 두 번째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볼보나 재규어 모두 기존에 선보인 내연차 모델의 생산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재규어의 이번 발표는 폭스바겐의 디젤차 스캔들로 내연차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정진하는 가운데 자동차 업체들이 저탄소 혁명에 동참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애스턴대학교의 데이비드 베일리 자동차산업 전문가는 BBC “재규어는 지금까지 자동차 경량화와 내연차 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친환경차 부문에 있어서는 뒤떨어져 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재규어의 변화는 업계 흐름을 따라잡기 위한 큰 일보이며 환영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각국은 속속 내연차 퇴출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탈석유 움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잇따라 2040부터 내연차의 신규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스코틀랜드 정부는 보다 전향적으로 나서서 2032년까지 내연차를 도로에서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식 자동차의 고향 독일도 최근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할 신호를 보냈다.
다만 아직까지 유럽에서조차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낮은 수준이다. 가디언은 최근 연구를 인용하여 2016년 유럽에서 총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1.7%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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