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북핵 위험을 비롯한 대내외 변수는 녹록지 않다. 그에 비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기업 실적 예상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과거부터 연휴를 앞두고 주식을 팔았다가 되사는 패턴을 보여왔다.
11일 주요 증권사는 추석 연휴 전에 코스피가 전고점을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보았다. 지수가 북한발 리스크로 급락해 반발 매수세가 있겠지만 긴 연휴를 앞두고 관망심리도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는 8월 한때 2310선까지 밀렸다가 현재 236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지수가 0.66%(15.36포인트) 오른 2359.08을 기록했다. 기관이 약 35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면서 저점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증시를 흔들 수 있는 변수는 여전히 많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발목이 잡혀 있는 트럼프 케어나 국방 예산안 문제도 지속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발 리스크도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로 가기 전까지 또다시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지만 증시를 급반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김병연 연구원은 "그나마 미 세제 개혁안과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도 3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우리 증시는 명절 연휴를 앞두고 조정을 받았다.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다는 현금화하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휴로 우리가 휴장하는 동안에도 글로벌 증시는 열리기 때문에 불안감이 크다"며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0년 이래 장기 연휴를 앞두고 코스피는 평균 0.6% 하락했다. 반면 연휴 후에는 평균 0.5% 상승했다. 코스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연휴 전 평균 1.3% 내렸다가 후에 0.8% 올랐다.
노동길 연구원은 "연휴 전 자금 수요는 개인투자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며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에서 연휴 전후 등락폭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길기 때문에 코스닥이 더 크게 출렁일 수 있다"며 "연휴 직전에는 코스닥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만약 추석을 앞두고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면 대표적인 수혜주인 여행주에 주목할 만하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이번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9일) 해외여행 예약자 수가 전년(9월 9일~18일) 대비 41% 증가했다"며 "모두투어도 37%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 미주 같은 장거리 예약자 비중도 예년보다 각각 3.9%포인트, 2.9%포인트 높아졌다"며 "평균판매가격 상승과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