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MF는 올해와 내년 한국이 각각 3.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경상수지 흑자 등의 수치를 종합적으로 볼 때 경제상황이 탄탄하다"고 밝혔다.
이는 IMF가 '세계 경제 전망(WEO, 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예상한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2.7%)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성장률(3.0%)과 같은 수준이며, 한국은행(2.8%)보다 높다.
그는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외부위협에 강력한 회복력을 갖고 있다"며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도 한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일부 조치가 긍정적일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사람들은 더 많이 소비함으로써 내수를 진작하고 경제성장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정책들이 합리적이고 경제성장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고 봤다.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저숙련 노동자 등 많은 사람들이 낙오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과제로는 고령화 등 인구통계학적 문제와 생산성 둔화를 꼽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한국의 생산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한국의 충분한 재정 여력을 육아보육, 사회안전망 강화, 노인문제 해결 등 중장기적인 도전과제에 집중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 경제는 강한 체력을 지니고 있으나 동시에 재정적 어려움도 직면하고 있어 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회복력이 강한 나라라는 점에서 IMF는 한국의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경제 참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여러 연구에서 증명했듯 경제에 있어 여성 참여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한편 불평등을 감소시킨다"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여성의 참여를 활성화하면 회사 자체의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라가르드 IMF총재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사람 중심 지속성장 경제, 혁신 성장에 정책 우선순위 등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한국과 IMF 간 협력강화 방안 △여성 경제활동 참여도 제고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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