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철금속 분야에서 또 한 차례 대형 국유기업간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합병의 주인공으론 대형 국유 알루미늄 기업인 차이날코(中鋁·중국알루미늄)과 대형 국유 철강기업인 시노스틸(中國中鋼·중국중강)이 거론됐다.
양사의 합병설은 지난 11일 밤 중국 주식시장에서 시노스틸 산하 자회사인 시노스틸 인터내셔널(中鋼國際·중강국제)과 차이날코의 자회사 찰코(中國鋁業·중국알루미늄주식회사)가 모두 중대한 사안을 준비 중이라는 이유로 다음 날인 12일부터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공시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13일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찰코는 11일 밤 "그룹 차원에서 중대한 자산 구조조정과 관련해 중대 사안을 추진 중"이라며 "커다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만큼 이른 시일내에 중대 사안의 진행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시노스틸 인터내셔널도 "현재 중대 사안을 계획 중으로 이는 추가 논증이 필요해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10거래일내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주식 거래 재개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다른 국유기업들이 합병전 밟아온 과정과 비슷해 양사간 합병설은 시장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앞서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 선화(神華)그룹과 궈뎬(國電)그룹도 합병 전 중대 사안을 이유로 증시에서 주식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차이날코와 시노스틸 측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시노스틸 관계자는 21세기경제보를 통해 "(합병관련) 통지를 받은 적이 없다"며 아마도 같은날 주식거래 중단 공시를 발표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간 합병설이 힘을 얻는 이유는 시노스틸 경영난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노스틸은 국무원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 관할 비철금속 분야 중앙기업이다. 수년간 원자재 시장 불경기와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지난 2015년 10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도 처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국유기업의 막대한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이 이를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바꾸도록 하는 계획을 도입했으며, 이에 따라 시노스틸은 600억 위안에 달하는 은행 채무 중 270억 위안을 주식으로 전환한 바 있다.
반면 찰코는 알루미늄 가격 상승 등 요인으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비 83%, 순익은 무려 1014.9% 증가하며 9년래 최고의 반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는 중국 정부의 공급측 개혁, 국유기업 개혁, 과잉생산 해소 정책과 맞물려 양사간 합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성장의 일등공신이었던 국유기업은 과도한 부채와 비효율성 등이 문제가 되면서 2014년 전후로 실적이 급속히 악화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과잉생산과 과열 경쟁을 줄이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유기업 합병을 적극 추진해왔다.
중국이 국유기업 합병에 속도를 내면서 중국 중앙정부에서 관리하는 이른바 중앙국유기업 숫자도 2014년말 112개에서 현재 98개로 줄었다. 국자위는 올해 말까지 중앙국유기업 수를 80개까지 줄일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국유기업 개혁 차원에서 철도, 선박, 건설, 자재, 철강 분야의 국유기업을 합병해 유사 사업은 통폐합해왔다. 바오산철강-우한철강, 중국핵공업그룹(CNNC)-중국핵공업건설그룹(CNEC), 중국원양해운(코스코)-중국해운(CSCL), 선화그룹-궈뎬그룹간 합병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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