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기 조세회피처, 스위스 지고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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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7-09-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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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최근 들어 인도의 법인들이 주로 찾는 조세회피처가 스위스에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로 옮겨진 양상이다.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주의가 과거에 비해 약해짐에 따라 인근 아시아 국가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간 것이다.

◆ 인도 선호 조세 피난처, 스위스에서 아시아로

14일 인도 영문매체인 타임즈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인들이 조세회피처에 보유한 역외 재산은 2015년 기준 629억 달러(약 71조2000억원)로 2007년 이후 90%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3.1% 수준이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의 실제발생소득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국가·지역을 말한다. 조세회피처에서는 금융거래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돼 탈세를 목적으로 유령회사를 세워 내부거래 조작, 외국인 위장, 무신고 자금 거래 등 부정거래를 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등의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특히 인도인들이 주로 찾는 조세회피처로 스위스가 지고 아시아 국가가 떠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조세회피처에 있는 역외 재산 중 53% 이상이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바레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다고 타임즈오브인디아는 보도했다. 이에 반해 스위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인도 재산은 31% 수준으로 2007년 58%에서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위스 은행들이 이전보다 비교적 더 투명해졌고 파나마 페이퍼와 같은 폭로로 인해 다른 조세회피처가 공개되면서 홍콩, 싱가포르 등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은 80% 홍콩·싱가포르 몰려

한국의 경우 코스피 상장기업 중 조세회피처로 분류되는 국가에 자회사를 둔 기업이 13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중 80%가 홍콩, 싱가포르에 몰려 있었다.

한국회계학회가 발간한 '회계저널 2017년 2호'에 실린 고종권 한양대 교수와 박희진 한양대 박사의 '조세회피처의 이용과 조세회피' 논문에 따르면 홍콩(3478개)과 싱가포르(1881개)에 설립된 자회사만 5359개로 전체 조세회피처 자회사의 78.5%를 차지했다.

한편, 연구진이 1999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과 종속회사, 관계회사를 분석한 결과 전체 표본 6302개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1310개가 조세회피처 국가에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 회사의 현금유효세율과 유효세율은 각각 19.3%와 21.1%로 조세회피처를 이용하지 않은 기업의 20.9%, 22.7%보다 낮았다.

조세회피처에 자회사를 3년 미만으로 운영한 경우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지만 3년이 지나면 조세회피처 이용 기업과 미이용 기업의 현금유효세율은 22.6%, 24.6%로 2.0%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10년이 되면 차이는 3.8%포인트 차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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