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에비앙 대신 BMW 선택 “옳았다”…짜릿한 역전 우승 ‘하반기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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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09-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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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티샷. 사진=KLPGA 제공]

고진영(22)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놓고 고심했다. 지난해 우승했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같은 시기에 열리기 때문.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은 국내 대회 타이틀 방어였다.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사양한 고진영의 선택은 옳았다.

고진영은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파71·6403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적어내 허윤경(27)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지만, 총상금 12억원으로 KLPGA 투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대회다. 우승 상금도 3억원으로 한화 클래식(3억50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또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1억원 상당의 BMW X6 승용차도 부상으로 주어져 사실상 우승 상금이 가장 큰 대회로 손꼽힌다.

고진영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타이틀 방어에 욕심이 난다”며 의욕을 보였고, 2라운드 종료 이후에는 “디펜딩 챔피언에 대한 예우도 정말 좋은 대회이기 때문에 이번 주는 특히 남다른 디펜딩 대회의 느낌이 든다”고 우승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고진영의 대회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라운드 공동 21위로 시작한 고진영은 2라운드 3타를 줄인 뒤 공동 9위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3라운드에 4타를 더 줄여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고진영의 뒷심은 놀라웠다. 마지막 날 대역전극의 결정적 순간은 연속 버디를 잡은 14, 15번홀(이상 파4)이었다. 단독 선두였던 이승현(26)이 1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나머지 3개 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특히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우승 파 퍼트가 홀컵을 돌아 절묘하게 떨어져 짜릿함이 더했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상기된 목소리로 “마지막에 안 들어가는 줄 알고 정말 놀랐다. 다행히 들어가 감사하다”며 웃은 뒤 “하반기에 우승도 했고 작년 우승을 했던 대회라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진짜 우승을 할 줄은 몰랐는데, 타이틀 방어로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하반기에만 시즌 2승을 챙겼고, 통산 9승을 수확했다. 또 고진영이 다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올 시즌 KLPGA 투어 다승자는 김지현, 이정은(이상 3승), 김해림, 오지현, 최혜진(이상 2승) 등 6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허윤경은 아쉽게 3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고, 이승현도 통한의 15번홀에서 눈물을 삼키며 시즌 첫 승이 무산돼 10언더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유나(30)가 9언더파 단독 4위, 이정은(21)과 김해림(28) 등이 8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우승 기대를 모았던 고교생 골퍼 성은정(18)은 공동 37위(1언더파)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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