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등에 따르면 2017년 현재 13만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생존해 있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되는 6만여명. 헤어진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친족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였던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2032년쯤에는 이산가족 대부분이 세상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18일 국회에서는 사루 브리얼리의 사례처럼 위성지도를 활용해 이산가족들이 고향의 현재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의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실향민 2세 출신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원혜영‧진선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렸다.
세미나에서 탈북 석‧박사로 구성된 북한개발연구소는 위성지도를 활용해 이산가족과 실향민 고향집의 현재 모습을 찾아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NK-Finder'를 소개했다.
프로그램은 이산가족의 인터뷰와 관련자료 조사 등을 통해 해당 지역의 정확한 지적좌표를 산출한다. 그리고 이를 구글지도 등에서 사용하는 세계좌표로 전환해 위성 상에서 정확한 고향의 위치를 찾는다. 이후 해당 지역의 현재 모습을 신청자의 요구에 맞게 지도나 액자, 사진, 모형 등으로 제작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산가족들에게 살아 있는 동안 고향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고, 그 기억을 후대에 남기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북한개발연구소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5월 열린 제2차 통일박람회에서 '북한 고향집 찾아드립니다' 부스를 통해 당시 찾아온 실향민들의 집터를 찾아줬으며,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는 천주교 프로젝트 연구를 통해 광복 전 북한의 성당 위치를 찾아냈다. 올 7월에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등록도 마쳤다.
문영순 북한개발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고향집 찾기는 프로그램만 있으면 남한의 힘으로 가능하다"며 "지난 1년 3개월간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고 빛내준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에게 드리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고향과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을 돕고자 하는 염원으로 시작된 북한 지역의 공간정보 연구가 실향민 '고향 찾기'로 연결돼 뜻이 깊다"면서 "정부도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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