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은 카카오뱅크 전체 대출 건수의 53%를 차지하며, 출범 한 달 만에 약 1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비상금대출의 1인당 평균 대출 금액이 100만원대로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 상품은 신용등급 1~8등급이면 직장인, 자영업자는 물론 주부도 최대한도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비상금대출'이 예상 외 선전을 보이자, 시중은행에서도 모바일 간편 소액 대출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한 KB국민은행의 'KB리브간편대출'과 신한은행 '포켓론', 10월 출시 예정인 KEB하나은행의 '하나핀크 비상금대출' 모두 대출한도나 금리에서 일부 차이를 보일 뿐 비슷한 상품이다.
모바일을 통한 쉽고 빠른 대출은 비대면 금융거래 시대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은행은 서류 제출이나 대면 심사 없이 개인별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금리와 한도를 정할 수 있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촉발된 금리·서비스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은행권의 대출 경쟁과 접근성 높아진 대출 상품은 분명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쉽고 빠른 대출은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져 대출 건전성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빠른 시일 내 금리가 오를 확률이 높고 대출 상환 시점에 부실이 늘어날 경우, '제2의 신용카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액의 금액을 대출 받기 위해 고금리 카드론이나 대부업체로 갔던 중신용자들이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당국에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소액대출을 권하는 듯 상품을 출시하는 모습은 분명한 문제"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