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용 성균관대 초빙교수
과욕(過慾)과 과욕(寡慾)
‘과욕(過慾)’은 ‘지나친 욕심’을 뜻하고, ‘과욕(寡慾)’은 ‘욕심을 줄임’이라는 뜻이다. 소리는 같으나 뜻이 다른 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이다.
과욕(寡慾)은 “마음을 수양하는 데 욕심을 줄이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養心莫善於寡欲)”라는 <맹자> '진심'편에 나오는 것으로, 불교에서도 마음을 깨끗이 하고 욕심을 줄이는 것(淸淨寡欲)을 종지(宗旨)로 삼고 있을 정도로 마음의 수양과 관련 있는 말이다. 조선시대 지평(持平) 이동언(李東彦)은 숙종 30년(1704)에 “임금님의 얼굴이 전에 비하여 수척하고, 몸도 근래에 수차 아프셨다고 들었습니다. 백성 중의 보통 사람도 이미 40세가 넘으면 혈기가 오히려 쇠하게 되니 수양을 하셔야 하는데, 수양하는 방법은 청심(淸心)·과욕(寡慾)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없습니다. 이른바 ‘욕(慾)’이란 반드시 성색(聲色)·완호(玩好)·궁실(宮室)·여복(輿服)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뻐하고 성내는 감정이 중(中)을 잃거나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치우치는 것과 같은 것은 모두 자신의 마음을 흔들기에 족합니다”라고 상소하고 있다. 과욕(寡慾)은 심신(心身)을 수련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러니 공자(孔子)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라 언급했던 것처럼, 과욕(過慾)을 줄이고 과욕(寡慾)할 수 있다면, 현재 발생하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사건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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