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취임 후 첫 유엔 연설에서 밝힘으로써 사실상 동맹을 위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과 관련해 특히 "과거 '화염과 분노' 발언은 단순히 김정은과 그의 정부를 제거하려는 위협으로 해석됐지만 '완전 파괴'는 북한 인민들에게 그들의 정부 지도자들과 함께 절멸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하나의 신호를 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이 '레드라인' 문턱을 밟은 상황에서 북한에 최후 통첩을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제 이목은 청와대로 쏠린다.
청와대와 우리 정부는 자칫 한·미 정상 간 온도 차가 비춰지게 될 것을 우려해 극히 신중한 기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국제사회와 유엔이 당면한 평화와 안전 유지와 관련된 주요 문제에 대해 확고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며 "특히 미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미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란 점도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한·미 양국 정상이 누차 밝혔듯 최대한도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걸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긴밀한 공조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워딩(말)은 언제나 강하다"며 "표현 그 자체를 과도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내포된 메시지는 미국이 얼마나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포함한 대북 제재·압박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데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북한 대표단을 이끄는 리용호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20일께 뉴욕 JFK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은 오는 22일 기조연설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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