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중앙일보 논설위원 겸 중국전문기자는 지난 18일 숙명여대 명신관에서 진행된 포스트 한한령 시리즈 강좌에서 “아편전쟁은 중국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주차이나와 (사)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 숙명여대 중어중문학부 공동기획(프라임사업단 후원)으로 시작된 시리즈 강좌의 두 번째 강연자로 연단에서 선 유 위원은 1994년 홍콩특파원에 이어 1998년 베이징특파원, 2007년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유 위원은 아편전쟁 이전 청나라 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황금기로 정의 내렸다. 실제 영국의 경제사학자 앵거스 매디슨은 1820년의 전 세계 국내 총생산(GDP)을 100으로 보고 각국의 비율을 내렸는데 청나라는 32.96%를 차지했다. 당시 유럽 22.91%였고, 미국은 1.81%에 불과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를 비롯한 과거의 수많은 중국의 지도자들의 최종 목표도 결국 그 시대로의 ‘회귀’를 뜻한다는 것이다.
유 위원은 “시진핑이 주창하고 있는 ‘중국몽(中國夢·China Dream)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면서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復興)’을 실현하자는 것인데 부흥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흥은 ‘쇠퇴했던 것이 다시 일어난다’는 뜻인데 그 ‘다시’라는 시점이 바로 아편전쟁 이전 청나라 시대를 뜻한다”고 부연했다.
유 위원은 중국몽을 구성하는 국가부강, 민족진흥, 인민행복 중에 결국 초점은 국가부강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나라’가 우선 잘돼야 ‘민족’과 ‘인민’도 있다는 뜻이다.
중국 공산당은 원바오(温饱), 샤오캉(小康), 다퉁(大同사회로 사회발전 단계를 나누고 있다.
원바오 사회는 2000년 전까지의 목표로 중국의 국민들이 따뜻하게 지내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시 주석은 ‘두 개의 100년’ 중에 하나는 임기 내에 본인이 직접 완수해야 되고, 또 다른 하나는 그 기틀을 다져야 하는 역사적 소임을 안고 2012년 집권했다.
첫 번째 100년은 1921년 7월 창건한 중국 공산당이 100번째 생일을 맞는 2021년 7월이고, 다른 하나는 1949년 10월 1일 공산당이 중국을 통일한 지 100년이 되는 2049년 10월이다.
시 주석은 먼저 다가오는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맹자(孟子)의 말에서 유래한 샤오캉 사회는 국민 모두가 기본적인 풍요를 누리고, 소외된 계층이 없다.
중국은 2001년~2020년까지의 국가발전 목표로 제시한 샤오캉 사회로 현재의 발전 수준을 유지해 GDP 5조 달러 규모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49년 완성되는 두 번째 백년은 중국몽이 실현되는 사회다. 바로 다퉁 사회를 세워야 한다. 중국 공산당의 다퉁 사회란 모든 국민들이 이상적인 복지사회를 살아가는 ‘유토피아’를 말한다.
중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진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꿈을 이끌고, 주도해야만 하는 지도자가 바로 시진핑이다.
유 위원은 “중국의 역사는 초대주석인 중화인민공화국을 건립한 마오쩌둥(毛澤東)의 30년과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鄧小平)의 30년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따르면서도 마오쩌둥의 권위주의적인 정치기술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위원은 한·중 양국 간 최대 쟁점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의 계기는 북핵에 있다”면서 “분명한 것 안보에는 보수, 진보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이 섭섭했던 시점과 앞으로 기대하는 측면이 너무 다르다”고도 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사드 배치 직전까지 과정을 문제 삼고 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까지 참석했는데도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서 보여준 중국의 모호한 태도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유 위원은 “현재는 양국 정부 서로의 입장 변화 기대했는데 서로 실망한 상태”라며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붙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갈등은 괴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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