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유진희·이소현 기자=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일자리는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는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동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7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GGGF·Good Growth Global Forum)' 둘째 날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겠지만, 거기서 파생된 또 다른 일자리를 사람들이 받아서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 장관은 일자리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독일이 추진한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할 때 추진위원회에 노조도 포함됐다"며 "이동하는 일자리에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 장관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급변하는 일자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만간 민간 주도의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민간 주도의 4차 산업혁명이 되어야 한다는 데 바탕을 깔고 있다"며 "민간에서 제기하는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 정부와 함께 우선순위를 논의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주무부처는 유 장관이 이끄는 과기부다. 유 장관은 "민간과 정부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면 그 결과로 일자리와 연결된 프레임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그것을 가능케 하는 밑바탕에는 바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선 국내 제조, 정보기술(IT), 금융 등을 대표하는 기업 임원들의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 산업이 융합하거나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면서 일자리가 혁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조업의 변화상에 대해서는 김흥수 현대·기아차 차량지능화사업부 커넥티비티실장, 이승욱 LG CNS 정보기술연구소 상무, 박미화 포스코 정보기획실장이 각각 커넥티드카, 인공지능(AI) 플랫폼, 스마트 기업 등에 대해 강연했다.
김흥수 실장은 “기존의 이동수단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 공간이자 매개체 역할을 할 ‘커넥티드카’는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영역”이라며 “커넥티드카와 인포테인먼트 개발을 위해 기존 IT 회사에서 진행해왔던 ‘해커톤 대회’를 자동차 회사가 주도적으로 열어 차세대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를 주축으로 4차 산업혁명 물결의 중심에 선 금융업계는 규제혁신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강연자로는 소성모 NH농협은행 디지털뱅킹본부 부행장, 이명식 한국신용카드학회장, 김호범 키움증권 투자솔루션팀 상무가 나섰다.
소성모 부행장은 “영국, 미국, EU 등 해외 주요국들은 고객 계좌 접근권한을 명확히 하고 계좌정보를 이용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금융산업에서 빅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며 “국내도 정부가 주도해 사전 규제를 완화하고 금융기관들이 시스템과 데이터를 개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