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하루 만에 뉴질랜드와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연쇄 지진이 일어나면서 이른바 '불의 고리'를 중심으로 지진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 24시간 이내에 큰 규모의 지진이 연속으로 발생하면 지진파가 단층을 따라 이동하면서 또 다른 대형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 외신의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지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 만인 이날 새벽 일본 동쪽 해안에서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혼슈 가마이시 시에서 남동쪽 281km 지점이라고 미국연방지질조사국(USGS)은 전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200마일(약 322km) 떨어진 곳이다.
이날 오전 7시께 인도네시아 제2 도시인 수라바야 인근 해저와 남태평양 바누아투 에로망고 섬에서도 각각 규모 5.7,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20일 밤에는 대만 동부 화롄(花蓮)현에서 동쪽으로 74.6㎞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대만 중앙국이 발표했다.
다행히 멕시코 지진 이후 일어난 연쇄 지진은 쓰나미(지진해일) 등 구체적인 피해를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이들 지역이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는 데다 강진이 발생한 뒤 24시간 안에 또 다른 지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지진파에 영향을 미쳐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필 커민스 호주국립대학 교수는 "(불의 고리) 단층을 따라 계단식으로 뻗어있는 지진파가 연쇄 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지진파가 스스로 지진을 일으킬 수는 없지만 다른 지진 발생으로 인한 파도와의 마찰 영향 등으로 또 다른 대형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명 '불의 고리'로 통하는 환태평양지진대는 일본·동남아·뉴질랜드 등 태평양 연안지역을 잇는 고리 모양의 지진·화산대를 일컫는다. 전체 길이만 2만 5000마일(약 4만 233km)에 이른다. 전 세계 지진의 90%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화산의 75%가 이곳에 집중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활동적인 지진대로 통한다.
지난해부터 불의 고리 내 지진 발생 빈도가 근래 90년 동안 가장 잦아지면서 학계에서는 '50년 주기설'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50년 주기설은 반세기를 기준으로 지진 활동성과 휴지성이 반복된다는 이론이다. 지진 횟수가 증가하는 데다 불의 고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평균 6~7 규모 이상의 강진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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