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과 겸업 사이] "형평성 맞는 정책 변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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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7-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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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청년희망 실현을 위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금융권의 겸업주의와 네거티브 규제는 당국에서도 꾸준히 논란이 되어 온 내용이다. 아직 실질적으로 개선된 바는 없지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불필요한 규제를 적극 정비하겠다고 밝혀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채용 박람회에서 "권역별 영업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금융회사의 자유로운 영업을 제한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적극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계속 요구해 온 규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앞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초기에 "전업주의 기반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융합할 수 있는 부분을 규명해 해당 부분의 칸막이를 최대한 털어내겠다"는 입장이었다. 금융지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 및 운영 방식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일환이다. 임기 종료 때까지 기조에 변화는 없었지만, 차기 정부의 과제로 겸업주의를 꼽았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겸업 효과를 내기 위해 금융그룹(지주)이 탄생한 것 아니냐는 물음이 나온다. 그룹 차원의 대형화를 통해 은행의 비은행 부문 겸업 확대와 수익성 개선, 위험 감소 등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지주제도는 이런 이유로 2000년 11월 도입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겸업주의가 은행과 증권사에 고르게 허용돼야 하는데 너무 한쪽(은행)에 치우친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겸업 허용이 증권사에 더 좋은 것이라는 반응도 만만찮다.

이와 함께 업역 다툼에 고객 편의 문제는 빠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증권사를 통해 외화로 투자한 고객이 국내에서 돈을 쓰려면 환전을 해야한다. 그러나 증권사에서는 이 같은 업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찾은 자금을 은행으로 이체하거나 직접 가져가 환전해야 한다. 번거로워지는 것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을 따지는 것도 당연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 편의를 고려해야 한다"며 "동시에 임직원들의 전문성 등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실제 영업점 직원들은 점포 축소, 인력 감축이 이뤄지는 가운데 업무량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가 업무영역의 벽을 헐게 되면 더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겸업이 쉽게 허용되진 않겠지만 두 업권의 형평성과 함께 내부적으로는 업무 배분도 고려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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